제3945화
또 다른 자료는 공항의 감시 영상이었다.
그 화면 속에는 군중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소희의 모습이 뚜렷이 잡혀 있었다.
원래도 가녀린 체형에 헐렁한 옷을 입고 있어 임신한 배는 눈에 띄지 않았다.
게다가 챙이 있는 모자를 눌러쓴 터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전혀 알아채지 못할 모습이었다.
여자는 어떤 짐도 들고 있지 않았다.
한 시간 전 강성을 떠난 것도 강재석과 함께 운성으로 간 게 아니라, 곧장 해외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었다.
임산부라 특별 인원 등록까지 한 기록이 있어, 소희가 틀림없었다.
백호균은 곰곰이 생각하며 물었다.
“너는 이번 일에서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라고 보니?”
백구연은 침착하게 분석했다.
“소희와 심명이 함께한다는 건 아마도 거짓일 거예요. 임구택을 의도적으로 자극하기 위한 연극이죠. 진짜 목적은 남편 몰래 출국하는 거였어요.”
구연은 사진을 집어들며 덧붙였다.
“강재석과 함께 떠난 건 사실 성연희일 거예요. 소희가 그 여자를 시켜 자기 행세를 하게 하고, 자신은 그사이에 해외로 간 거죠.”
백호균은 얼굴을 굳혔다.
“하지만 강재석 같은 사람이 그렇게 쉽게 속을까?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지 않냐.”
구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어쩌면 소희가 진실을 말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강재석이 직접 협조했을 가능성도 있어요.”
백호균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빛은 무거웠다.
“내가 알기로는, 강재석은 그 손녀를 무척 아껴. 임신한 몸으로 위험에 뛰어드는 걸 과연 허락했을까?”
구연은 담담히 말했다.
“피로 맺어진 손녀가 아니라는 점이 변수일 수도 있죠. 만약 친손자가 위험에 처해 있고, 소희만이 구할 수 있다면 설사 임신한 몸이라 해도 강재석이 허락했을 거예요.”
백호균은 다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러고는 물었다.
“임구택 쪽은 어떤 움직임이 있나?”
구연이 보고했다.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어요. 어제 장시원이 여러 차례 달래려 했지만, 끝내 고개를 숙이지 않았죠. 자존심이 너무 강한 거죠.”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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