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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1화

연희의 얼굴에 마침내 안도의 빛이 스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구택이 옅은 웃음을 지었다. “연희 씨, 수고 많았어요.” 연희는 고개를 젓고 곧바로 입꼬리를 올렸다. “연희 고생 많이 했죠. 근데 난 이유도 없이 당신한테 주먹까지 맞았잖아요. 그건 또 어쩔 거예요?” 장난 섞인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들려왔는데 심명이 나선 것이다. 연희는 소희의 팔짱을 끼고 재미있다는 듯 거들었다. “일이 다 끝났으니 이제 따질 건 따지자고요. 오늘이 아니면 기회 없으니까.” 구택은 무표정하게 심명을 바라봤다. “그 주먹은 억울할 게 없을 것 같은데요?” 이미 오래전부터 때려주고 싶었던 상대였다. “소희야!” 심명이 투정 섞인 목소리로 소희를 불렀다. 이에 구택의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고 성큼 앞으로 다가가 목소리를 낮췄다. “부르지 마세요. 심명 씨한테 빚진 거야 원한다면 맞아도 가만히 있죠.” 명성은 금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흥미로운 듯 장면을 지켜봤다. 소희는 그런 두 사람 사이에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심명, 네가 진짜로 때리진 못할 거 알아.” 그러나 심명은 이를 갈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쉽게 장담하지 마.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임구택이야.” 구택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나도 마찬가지거든요.” 심명이 한발 다가서자, 소희의 이마가 살짝 찌푸려졌다. 그걸 본 남자는 허탈하게 손을 내렸다. “그만두자. 너 속상하게 할 짓 내가 왜 해.” 연희는 옆에서 불을 지폈다. “심명, 이번 기회 놓치면 다시없어.” 이때 구택의 눈빛이 성연희로 향했다. “연극은 연극이었지만, 연희 씨가 나한테 불만 많은 건 진심이었네요.” 그 말에 연희가 콧방귀를 뀌었다. “이제 알았어요? 진심 아니면 그렇게 실감 나게 연기 못하죠.” 순간,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심명은 시계를 힐끗 보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제 자정 넘었어. 임산부 둘은 어서 집에 들어가 쉬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재미난 장면을 못 보고 가네.” 연희는 못내 아쉬운 듯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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