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0화
은서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바뀌었고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했어요?”
은정은 냉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내 말 똑똑히 들었을 텐데. 앞으로 소희에게 해가 되는 짓을 다시 한다면, 넌 평생 여기서 못 나가.”
은서는 눈을 크게 부릅떴다.
“오빠가 무슨 권한으로 그래? 아버지를 만나게 해줘요! 아버지께 말씀드릴 거니까요!”
그러자 은정은 비웃음을 흘렸다.
“아버지는 더는 널 만나지 않을 거다. 구택의 뜻을 다시는 거스르지 못하니까.”
말을 끝낸 은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아섰고 더는 쓸모없는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은서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비명을 질렀다.
“돌아와요! 오빠가 거짓말하는 거라고요! 난 아빠의 친딸이고 그분은 절대 날 버릴 리 없어요!”
곧바로 옆의 교도관이 달려와 은서를 눌렀다.
“자리에 앉으세요. 함부로 소리 지르지 마시고요!”
은정은 끝내 대꾸하지 않았고, 남자의 뒷모습은 이미 문 너머로 사라졌다.
은서는 체면 따위 잊고 광기에 가까운 비명을 내질렀다.
이에 곧 수갑이 채워졌고 절망에 잠긴 얼굴만 남았다.
구은태마저 자신을 외면한다면 이제 그 어떤 기대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정말 이곳에서 평생을 썩으며, 짐승만도 못한 나날을 보내야 한다고? 그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
은서는 절망에 빠져서 생각했다.
그날, 소희는 하루 종일 도씨 저택에 머물렀다.
해가 저물 무렵, 아심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
그곳은 아침 햇살이 환했으며 아심은 배 갑판에 서 있었는데 푸른 바다와 하얀 구름이 뒷배경이 되어 아름다웠다.
[소희야!]
아심은 붉은 드레스를 입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조금 전에 외할아버지랑 할아버지께 전화드렸는데, 두 분 다 외출하신 것 같아. 내가 여기서 잘 지낸다고 꼭 전해줘. 며칠 뒤 오빠랑 함께 강성으로 돌아갈 거야.]
소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꼭 전할게. 거기서도 즐겁게 지내.”
곧 아심의 곁으로 헤디야가 다가오자 여자는 허리를 굽혀 소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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