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2화
소희는 손가락을 구택의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부드럽게 스치며 천천히 쓰다듬었다.
소희의 손길은 남자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었고, 반쯤 감긴 눈으로 나직이 속삭였다.
“우리 아기는 아주 착해.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아기도 똑같이 사랑해야 해.”
이에 구택은 소희의 배 위에 손을 올리며 중얼거렸다.
“최대한 노력할게.”
소희는 구택의 손을 꼭 잡고 단호하게 말했다.
“노력이 아니라 반드시 그래야 해.”
구택의 잘생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남자는 몸을 일으켜 소희를 품에 안고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알았어.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아이도 똑같이 사랑할게.”
소희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제대로 말했네.”
밤 열 시가 넘자 소희는 서서히 졸음을 느꼈다.
남자의 품속에서 편안한 자세를 잡고 눈을 감았다.
“당신 일이 있으면 하러 가. 난 잘 거야.”
구택은 조용히 등을 두드리며 불을 껐다.
“같이 잘 거야. 잘 자, 자기야.”
소희는 몽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잘 자.”
소희는 일찍 잠들어 늦게 깼고, 눈을 떴을 때는 벌써 아침 여덟 시였다.
곁에서 구택이 휴대폰을 들고 일을 처리하다가 소희가 깬 걸 보고 몸을 숙여 뺨에 입을 맞췄다.
소희는 아직 잠기운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
“몇 시야? 회사는 왜 안 갔어?”
구택은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부터 출산휴가 냈어. 회사 일은 진우행한테 맡기고, 난 오전과 오후에 화상회의 두 번만 하면 돼.”
순간 잠이 확 달아난 소희는 눈을 크게 떴다.
그러자 구택은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낮게 말했다.
“열흘 정도면 예정일이야. 앞으로 매일 너와 함께 있어야지. 게다가 곧 조백림 결혼식도 있으니까.”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했다.
“알았어. 당신이 정한 대로 하면 돼.”
구택의 시선이 깊어지며 더욱 부드럽게 변했다.
곧 남자는 소희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추며 말했다.
“일어나서 아침 먹자.”
소희는 창밖의 환한 아침 햇살을 보며, 앞으로 며칠 동안 늘 함께 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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