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8화
의현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
“언니는 저를 좋아하시지만, 아드님이 저를 좋아할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유승란은 단정하게 말했다.
“우리 선혁이 이렇게 한 여자랑 잘 어울려 얘기하는 건 처음이야. 분명 네가 마음에 든 거야.”
그러자 의현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언니, 그건 너무 겸손하신 거예요. 아드님을 잘 모르시네요.’
그러나 의현은 곧장 진지하게 말했다.
“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하지만 저는 해성 출신이고, 어머니가 롱디 결혼은 반대하세요. 그래서 언니의 호의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아요.”
유승란은 바로 받아쳤다.
“그건 문제도 아니지. 네가 멀리 못 가면, 내가 선혁이를 보내면 되잖아!”
의현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 선혁이 걸어왔고 눈길을 흘리며 말했다.
“뭘 그렇게 즐겁게 웃어요? 또 엄마랑 같이 내 흉본 거죠?”
이에 의현은 시선을 맞추며 대꾸했다.
“왜요? 양심에 찔려요?”
선혁은 냉소 섞인 웃음을 흘렸다.
“전혀요. 오히려 어떤 사람은 평생 양심에 찔리며 살겠죠.”
의현은 반박하려다 유승란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는 것을 보고 금세 표정을 정리했다.
장난기 어린 얼굴 대신 낯선 사람 대하듯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대접 잘 받았어요. 이제 호텔로 돌아가 볼게요.”
유승란은 따뜻한 미소로 답했다.
“그래, 푹 쉬어. 내일 떠날 때 연락해 줘. 선혁이 너 공항까지 데려다주게 할게.”
선혁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의현을 바라보자 여자는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호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의현이 멀리 사라지자, 유승란은 못마땅하다는 듯 아들을 흘겨보았다.
“그러니 여자친구를 못 사귀지. 직설적이고 둔하긴.”
선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 혹시 내가 이런 성격이라 오히려 날 좋아할 수도 있잖아요.”
“흥!”
유승란이 콧방귀를 뀌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놀란 듯 물었다.
“너, 설마 의현이 마음에 둔 거야?”
선혁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난 내 이모 해 주면 좋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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