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17화
그러나 선혁은 대수롭지 않게 유정에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나한테 맡겨!”
유정은 선혁의 어깨를 톡 치며 눈을 가늘게 떴다.
“다시는 지난번처럼 하지 마!”
유정의 말에는 숨은 뜻이 담겨 있었고, 선혁은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백림이 다가와 유정의 손을 잡았다.
“그럼 우리는 먼저 갈게요. 다들 도착하면 단톡방에 메시지 남겨요.”
“잘 가!”
몇 사람이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의현은 그 자리에 서서 백림과 유정이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자, 이유 모를 깊은 감동이 밀려와 눈가가 서서히 젖어 들었다.
그 옆으로 다가온 선혁이 고개를 기울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왜 울어?”
의현은 곁눈질로 흘겨보곤 말없이 돌아서 걸음을 옮겼고 선혁도 곧 발걸음을 맞춰 따라갔다.
4월의 강성은 이미 여름처럼 더웠고, 오직 저녁 바람만이 은은한 서늘함을 남겨 그녀의 취기를 조금씩 날려 보냈다.
형형색색의 불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비치고, 의현은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며 낮게 말했다.
“굳이 안 데려다줘도 돼. 나 혼자 좀 걷고 싶어.”
선혁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태평한 걸음걸이로 웃으며 말했다.
“마침 잘됐네. 나도 좀 걷고 싶거든.”
의현은 발걸음을 멈추고 선혁을 돌아보더니 눈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예전엔 나를 피해 다니기만 하던 사람이, 이번엔 왜 이렇게 자꾸 다가오는 걸까? 정말 대외적으로 조카 노릇을 하려는 걸까?’
이에 선혁도 멈춰서더니 손을 내밀었다.
“내 휴대폰 배터리가 다 닳았어. 네 핸드폰 좀 빌려줘, 전화 하나만 할게.”
의현은 잠시 멍해졌다가,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잠금을 해제한 뒤 건넸다.
이윽고 의현은 몸을 돌려 화려한 야경을 바라보며 선혁이 전화를 마치길 기다렸다.
하지만 뒤에서는 아무 통화 소리도 들리지 않아 돌아본 순간, 선혁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의현이 묻자 선혁은 웃으며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내 연락처 다 다시 저장했어.”
의현은 놀란 눈으로 선혁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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