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23화
구택은 순순히 대답했다.
“알았어.”
소희는 계단에 앉아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고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에야 구택, 은정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이튿날, 4월 28일. 소희와 연희는 함께 병원에 입원해 출산을 준비했다.
결국 소희는 29일이라는 특별한 날을 견디지 못하고, 그날에 자신과 임구택의 아이가 태어나길 선택했다.
연희 역시 그 결정을 들은 뒤 주저 없이 같은 날에 아이를 낳기로 했다.
두 사람은 함께 입원했고 원래는 나란히 잡아둔 병실 두 개를 쓸 예정이었으나 결국 간호사에게 부탁해 침대를 한 방에 나란히 두었다.
방이 충분히 넓어 두 개를 들여놓아도 여유로웠다.
임시호 부부와 우정숙, 그리고 성씨 집안과 노씨 집안의 가족들이 모두 병실에 머물렀다.
또한 분위기는 기쁨 속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살짝 섞여 있었다.
오후, 연희가 잠들고 명성이 전화를 받으러 나가자, 다른 이들도 응접실로 자리를 옮겼고 병실은 한순간 고요해졌다.
구택은 산후도우미가 준비한 탕을 들고 들어왔다.
이내 소희가 손을 내밀자, 구택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내가 먹여줄게.”
소희는 옆에서 곤히 잠든 연희를 보더니 가볍게 웃으며 낮게 말했다.
“난 아직 출산도 안 했어. 특별 대우는 필요 없어.”
구택은 침대 곁에 앉아 숟가락으로 은은한 빛을 띠는 잉어즙을 저었다.
남자의 고운 이목구비는 유난히 부드러워 보였다.
“내가 먹여줄게. 너랑 좀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어.”
병원에 들어온 뒤로 곁을 지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둘만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자 소희는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았다.
구택은 온화한 손길로 그녀에게 탕을 먹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의사에게 물어봤어. 내가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냐고. 그런데 제왕절개라서 옆에 있으면 오히려 방해될 수 있다고 하더라.”
소희는 부드럽게 웃었다.
“괜찮아.”
구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잠깐 자는 거라고 생각해. 내가 바로 밖에서 기다릴게.”
구택은 최고의 의료진을 불렀고 집도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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