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22화
반 시간쯤 뒤, 두 사람은 차례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올랐다.
의현은 방 안 온도를 낮추고는 온몸을 이불 속에 파묻은 채 머리만 살짝 내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불 끌게.”
“응.”
선혁은 낮게 대답하더니 휴대폰을 내려놓고 함께 누웠다.
순간 방 안은 어두워졌고, 은은한 샤워 젤 향이 공기 속에 번졌다.
이윽고 의현의 심장은 빨라지고 몸을 옆으로 돌려 바깥쪽을 향했다.
뒤에서 이불이 살짝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선혁이 뒤에서 껴안자 의현은 순간 호흡이 멈췄다.
선혁은 의현의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고, 뜨거운 숨결을 귀 뒤 민감한 살결 위로 흘려보냈다.
“안고 잘 거야. 그 이상은 안 해.”
의현은 참지 못하고 푸흣 하고 웃음이 터졌다.
이에 어둠 속, 선혁의 목소리가 낮고 허스키하게 울렸다.
“뭐가 웃겨?”
의현은 입술을 깨물며 작게 말했다.
“남자가 그런 말 하는 건, 사실 다 반대로 하고 싶다는 뜻이잖아. 물러서는 척하면서 결국 더 다가오려고.”
선혁은 의현의 귓불을 입술로 물며 속삭였다.
“그럼 너는? 원해?”
의현은 대답하지 않자 선혁은 여자의 어깨를 잡아 천천히 뒤집더니, 뜨겁게 입술을 덮쳤다.
어둠은 충동을 키우고 이성을 허물며 마음속 욕망을 끝없이 부풀렸다.
몇 번이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지만 결국 멈췄다.
선혁이 말했던 대로 의현은 그에게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선혁은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직 강성에서의 업무를 정리하고 해성으로 갈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랬기에 선혁은 의현이 그 시간 동안 불안해하며 흔들리는 걸 원하지 않았다.
좋아하기 때문에 더 아껴주고 싶었고 존중하고 싶었다.
...
다음 날, 두 사람은 각자의 길로 떠났다.
선혁은 원래 한 달 뒤 인사이동이 확정되면 해성으로 가 의현을 찾을 생각이었지만, 일주일도 채 못 버티고 결국 해성 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한 달 뒤, 선혁의 근무지가 해성으로 바뀌었고, 두 사람은 정식으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의현은 강성에 내려가 선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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