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48화
다른 차 안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운전기사는 말없이 핸들을 잡았고, 진구와 연하는 뒷좌석에 앉아 각자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차에 탄 뒤 단 한마디도 오가지 않아 마치 남남 같았다.
운전기사가 백미러로 주인을 힐끗 바라보니 진구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운전기사는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조심스레 운전대를 잡았다.
길고 긴 정적 끝에 마침내 연하의 원룸 단지에 도착했고 연하는 짧게 인사한 뒤 차문을 열었다.
이에 진구가 비스듬히 시선을 주며 비아냥 섞인 말투로 건넸다.
“이제는 집에 초대 안 하네?”
연하는 손을 문 손잡이에 올린 채 돌아보았다.
눈빛은 어두웠고, 붉은 입술이 곡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전에야 여자친구 없었으니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아닐 거예요.”
진구의 가슴이 순간 이상해졌고 남자는 일부러 담담한 척 말했다.
“그래도 친구는 될 수 있잖아.”
연하는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비웃듯 대답했다.
“같이 잠들었던 사이가 어떻게 친구가 돼요?”
이에 진구는 말문이 막혀 연하를 뚫어져라 바라봤고 운전기사조차 그 말에 온몸이 움찔했다.
방연하가 내리고 차 문이 닫히자, 차 안은 더없이 조용해졌다.
그때 진구의 서늘한 목소리가 울렸다.
“세상에 이런 여자가 또 있나?”
마치 이를 악물고 짜낸 듯한 말투였다.
차 안에는 운전기사와 기사뿐이었기에 기사에게 한 말이 분명했다.
그래서 기사는 조심스레 대답했다.
“없죠.”
확실히 저런 여자는 정말 없었다.
호텔 2층 카페.
박슬윤은 휴대폰 화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고 얼굴은 어둡고 험악했다.
사진 속에는 진구와 유진이 함께 서 있었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대화하는 듯 보였고, 무엇보다 진구의 표정이 문제였다.
그 표정은 자신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온화함과 인내심이 담겨 있었다.
사귀기 시작한 지 석 달이나 되었지만 진구는 한 번도 자신에게 그런 미소를 보여주지 않았다.
오늘 오후, 자신이 전화를 걸었을 때 진구는 야근이라며 늦게까지 바빠서 못 만난다고 했다.
그런데 저녁엔 유진과 함께 있었고 이런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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