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61화
그러나 연하는 끝내 자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선배 호의는 감사하지만, 저는 제게 더 맞는 곳을 찾아갈게요.”
그러자 진구는 도발적인 눈빛으로 되물었다.
“시도도 안 해 보고 어떻게 안 맞는다고 단정해? 설마 겁이 나서 못 오는 건 아니지? 자기 능력이 부족해 유진이한테 민폐 끼칠까 봐 두려운 건가?”
연하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는데 이미 불쾌감이 드러난 표정이었다.
“내가 왜 굳이 선배에게 증명해야 하죠?”
두 사람의 말투가 점점 날카로워지자 유진이 못 참고 나섰다.
“선배, 지금 사람을 초빙하는 거예요? 아니면 억지로 강요하는 거야?”
슬윤도 서둘러 분위기를 달래려 했다.
“연하 씨가 원치 않는다면 그만두죠. 애초에 이건 제가 괜한 제안을 한 거니까요.”
그러자 진구는 갑자기 웃음을 흘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왜들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해? 난 그냥 인재를 절실히 원해서 진심으로 연하를 데리고 오고 싶을 뿐이야.”
유진은 진구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지만 그저 연하에게 말했다.
“그래도 한번 생각은 해 봐.”
연하는 더는 말을 늘리지 않고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그때 진구가 연하 쪽으로 접시를 밀며 생선 살을 올려주었는데 목소리엔 묘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잘 고민해 봐. 어떤 선택은 단 한 번뿐이야. 잘못 선택하면 상상 이상의 것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연하는 눈앞의 희고 부드러운 생선 살을 바라보다가,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무거운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시선을 들었을 때, 진구의 눈과 마주쳤고 순간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마도 선배는 일부러 그러는 거야.’
아까부터 연하가 좋아하는 음식을 집요하게 골라내고, 집요하게 여씨그룹으로 오라고 압박하는 것까지 모두가 계획된 듯했다.
겉으로는 단순한 배려와 초대였지만 연하의 속뜻은 분명했다.
연하 스스로가 ‘자신이 진구와 슬윤 사이에 끼어든 불청객’이라는 불편한 자각을 하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진구가 가장 잘 아는 연하의 약점, 가장 싫어하는 상황을 교묘히 찔러넣는 방식이었는데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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