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74화
천윤은 보고서 두 장을 얼른 챙겨가며 난처하게 웃었다.
“제가 검토를 제대로 못 했네요. 다시 꼼꼼히 확인해 보고 올게요. 굳이 사장님까지 번거롭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연하는 맑은 눈빛으로 천윤의 허튼수작을 이미 꿰뚫은 듯했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웃어넘겼다.
“그래요.”
천윤은 얼굴을 붉히며 급히 물러났고, 가는 길에 힐끔 휘연을 보았다.
휘연의 얼굴 또한 파랗게 질려 있었다.
오후.
슬윤이 진구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를 들르겠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열 번 전화해도 열 번 다 거절당했는데, 이번엔 진구가 뜻밖에도 허락했다.
슬윤은 놀라움과 동시에 들뜬 마음으로 정성껏 화장하고, 오는 길에 연하와 휘연 등 직원들을 위해 일부러 오후 간식을 사 들고 왔다.
연하는 재무 보고서를 계산하다가 사무실에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리자, 굳이 보지 않아도 누가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여러분, 수고 많으셨어요. 제가 간식 사 왔어요!”
“이 더위에 직접 뛰어다니며 사 온 거라니까요!”
“햇볕에 피부가 다 벌겋게 됐잖아요!”
하이힐 소리와 함께 슬윤의 목소리가 사무실 곳곳을 울렸다.
휘연은 비서 자리 문제로 슬윤을 못마땅해했지만, 겉으로는 맞장구를 치며 다가갔다.
“오늘 별자리 운세 보니까 좋은 일이 있다더니, 역시 슬윤 씨가 와서 그렇군요.”
슬윤은 연하에게 디저트를 건네며 활짝 웃었다.
“첫 출근 어때요? 힘들진 않아요?”
이에 휘연이 얼른 거들었다.
“방 비서님 정말 대단해요. 다들 칭찬 일색이에요.”
그러자 슬윤은 더 의기양양해졌다.
“제가 사장님 대신 뽑은 사람이잖아요.”
이에 휘연은 알랑거리며 웃었다.
“슬윤 씨의 안목이라면 당연하죠.”
연하는 짧게 대답했다.
“간식 잘 먹을게요.”
“별말씀을요.”
슬윤은 고개를 살짝 들고는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말했다.
“저는 이제 사장님께 가볼게요. 혹시 별일 없으면 잠깐이라도 방해하지 마세요.”
이에 휘연은 의미심장하게 장난쳤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감히 방해하겠어요? 세상 어떤 일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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