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75화
이에 휘연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제가 어떻게 감히 그래요! 못 해요!”
그러다 눈을 굴리며 중얼거렸다.
“근데 말이에요, 사장님 평소엔 절대 빈둥거리지 않잖아요. 그런데 슬윤 씨랑 단둘이서 한 시간을 보냈다? 그게 그냥 잡담은 아닐 거 같은데요.”
연하는 고개를 숙여 자료를 넘겼는데 마치 상사의 사적인 문제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이에 휘연은 더 말을 붙이기도 어색해져 자리로 돌아갔다.
사장실 안.
진구는 꾸벅꾸벅 졸던 슬윤을 흘긋 보더니 불쑥 입을 열었다.
“나 잠깐 외근 나가야 해. 너는 먼저 돌아가.”
“네?”
슬윤은 화들짝 깨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외근 나가요? 여기서 기다릴게요!”
슬윤은 애초에 저녁까지 함께 있어 데이트를 이어가려 했는데, 그냥 돌아가라니 너무 허탈했다.
“저녁엔 술자리 있어서 같이 못 먹어. 미안해.”
진구의 말투엔 단호함이 묻어 있자 슬윤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을 꾹 누르며 가방을 챙겨 들었다.
“잠깐.”
진구가 다가오더니, 햇볕에 벌겋게 그을린 얼굴과 몽롱한 눈빛을 잠시 바라봤다.
그러곤 미소를 띠며 휴지를 건넸다.
“졸았지? 입가에 침 묻었어. 닦아.”
슬윤은 얼굴이 화끈거려 대충 닦으며 멋쩍게 웃자 진구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됐어, 이제 가. 괜히 자꾸 오지 말고.”
진구의 웃음에 마음이 흔들린 슬윤은 조심스레 물었다.
“진구 오빠, 우리 언제 약혼할 거예요?”
진구는 잠시 슬윤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
“집에 가서 네 어머니께 물어봐.”
그 말에 슬윤의 눈이 환해졌다.
“그럼 어른들 결정에 맡긴다는 뜻이네요?”
진구는 더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짧게 말했다.
“조심히 가.”
슬윤은 바보 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구 오빠. 저 갈게요!”
진구는 책상 모서리에 몸을 기대고, 미소를 띤 채 슬윤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봤다.
사장실에서 나온 슬윤은 조금 전 들은 말만 맴돌아 마음이 어지러웠다.
그래서 연하와 휘연 앞을 지나며 무심히 인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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