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77화
화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텐더, 진우행 씨께도 내가 마신 이 술 한 잔 줘요. 그 사람 밑에 있는 변호사팀이 내 쪽보다 훨씬 대단하니까.”
바텐더는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술을 만들러 돌아섰다.
우행은 여전히 화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방금 던진 질문에 대한 대답을 기다리듯이.
화영은 분홍빛 칵테일 잔을 손에 들고 고개를 돌려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헤어졌어. 결혼식도 취소했고.”
이 몇 년 동안 소희는 아이 둘을 낳았고, 구택은 종종 회사를 비우고 소희를 챙기곤 했다.
화영은 지엠을 관리하고, 우행은 임씨그룹의 부사장으로서, 각자의 보스들을 대신해 소통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렇게 부딪히는 일이 잦아지면서, 어느새 친구처럼 가까워졌다.
그 말에 우행은 어딘가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결혼이란 게 그렇게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일인가?”
그러나 화영은 대범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지엠은 나 없이는 안 굴러가. 일을 위해서라면 결혼쯤은 포기할 수 있지.”
우행은 그 말이 재밌다는 듯 입꼬리를 아주 살짝 비웃듯 올렸다.
이는 우행의 차가운 얼굴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움직임이었다.
함께 온 동행이 손짓하며 우행을 불렀는데 친구들과 합석하자는 신호였다.
이에 우행은 화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쪽에 친구들이 있는데 같이 가볼래?”
화영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두 사람은 함께 그 무리로 향했다.
사람들은 화영이 우행의 여자친구라고 생각해 장난스럽게 떠들어댔다.
우행은 두 번이나 정색하며 아니라는 설명을 하자, 그제야 사람들은 농담을 멈추고 차츰 분위기가 풀렸다.
우행의 친구들은 대부분 그와 비슷한 성향이었는데 말수가 적고 안정적이며 차분했다. 술집에 모였음에도 대화는 주로 사업 이야기였다.
화영은 우행의 곁에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치 한 차례 강연을 듣는 듯했다.
우행은 직원에게 주스를 시켜 화영의 앞에 두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술은 좀 줄여.”
그제야 화영은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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