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4086화

진구는 연하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져 하루 종일 차가운 태도만 보였다. 그 탓에 회사에서 연하의 입지는 눈에 띄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두가 사장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비서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른 부서에 일을 부탁하러 가면 대놓고 무시를 당했고, 맡긴 일은 늘 가장 마지막으로 처리되니 업무 진도가 자꾸 지연되었다. 심지어 희윤마저 눈치를 보며 태도를 바꿨다. 처음의 공손함은 온데간데없고, 연하가 맡긴 일을 대충 처리하거나 아예 로운에게 떠넘겼다. 그날 점심, 로운이 재무부서에 다녀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희윤이 남자를 붙잡았다. “같이 밥 먹어요. 맞은편에 새로 생긴 돌솥밥집 있는데, 지금 이벤트 중이래요.” 로운은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방 비서님은요? 같이 가자고 하죠.” 그러자 희윤은 서둘러 눈짓하며 억지로 손을 이끌어 엘리베이터에 태웠다. 밖으로 나오고 나서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눈치가 왜 그리 없어요? 사장님이 방 비서님 싫어하는 거 뻔히 보이는데, 아직도 가까이 지내려고 해요?” 처음엔 연하가 농담처럼 말했을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제 보니 진짜였다. 자신이 괜히 잘못된 편에 설 뻔한 것이다. 이에 로운은 불쾌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우리 처음 왔을 때 방 비서님은 단 한 번도 우릴 곤란하게 하신 적 없었어요. 오히려 자주 도와주셨죠.” “지난번 희윤 씨가 실수했을 때도 방 비서님이 대신 수습해 줬잖아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맞아요?” 이에 희윤은 짜증을 냈다. “나도 로운 씨 다치지 말라고 그러는 거예요. 로운 씨가 좋다고 따라다니다가 같이 휘말리면 어쩔 거예요? 나중에 불이익받아도 내 탓 하지 마요.” “난 누구한테 잘 보이려는 게 아니에요. 그냥 내 일이나 잘하려는 거죠. 그런데도 괜히 찍히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로운은 단호히 말하고는 몸을 돌려 회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식당에서 도시락 두 개를 챙겨 사무실로 가져왔다. 이에 희윤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바보 같으니라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