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05화
가까이 다가가자 서천영의 단정하면서도 차가운 표정에는 일말의 온기도 없었다. 이윽고 여자는 비웃듯 입을 열었다.
“연하 씨, 이제야 날 만나줄 생각이 들었나 보네요.”
연하는 자리에 앉으며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
“여사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로 선배가 어디 있는지 몰랐어요.”
“제가 여사님을 만난다 한들, 서로 다툼만 있을 뿐 결론이 나올 건 없었겠죠.”
서천영은 냉랭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오늘은 무슨 용건으로 날 찾은 거죠?”
연하는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 서천영 앞에 내려놓았다.
“여사님께서 주신 거예요. 원래 주인께 돌려드리러 왔어요. 저는 한 푼도 쓰지 않았거든요.”
서천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뜻이죠?”
연하는 옅은 웃음을 지었다.
“뜻 그대로예요. 제가 마음을 바꿨어요. 돈은 필요 없고 저는 선배를 원해요.”
“아가씨, 그건 신용이 없는 처사죠!”
서천영의 얼굴에 불쾌감이 스쳤다.
“우린 이미 합의했잖아요. 아가씨가 20억 원을 받고 진구 곁을 떠나, 다시는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연하는 담담히 말했다.
“그 약속을 어기고 선배 앞에 나타났으니, 돈을 돌려드리는 거죠.”
서천영은 차갑게 웃었다.
“네가 다시 곁으로 가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요? 헛된 기대 접어요. 진구에겐 이미 여자친구가 있고, 남의 사이를 깨는 건 부도덕한 일이고요.”
연하는 흔들림 없이 받아쳤다.
“선배가 직접 저에게 말했어요. 슬윤 씨와는 이미 끝났다고. 여사님, 슬윤 씨는 아프지 않았죠?”
“오히려 여사님과 슬윤 씨가 짜고 아들을 속인 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그런 게 과연 도덕적인가요?”
“헛소리 마요!”
서천영은 눈빛이 흔들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가씨 같은 여자하고는 이성적으로 말 섞고 싶지 않네요. 얼마를 더 주면 떠나겠어요? 금액만 말해요.”
연하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휴대폰을 흘깃 보았다.
“차라리 선배한테 직접 물어보시죠?”
서천영은 순간 멈칫하며 황급히 휴대폰을 손에 쥐자 연하는 웃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