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25화
책임자는 문 앞을 지키던 두 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시선이 닿자마자 구석에 웅크리고 앉은 어린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윤성은 벽에 기대앉아 있었고 두 손과 발은 단단히 묶여 있었으며 입은 테이프로 막혀 있었다.
겨우 드러난 눈동자만이 낯선 이를 경계하듯 번뜩이고 있었다.
책임자는 방 안을 훑어본 뒤 창문으로 다가가 밖을 한 번 살피다가 이내 안심한 듯 몸을 돌려 문 쪽으로 나가려고 했다.
“음음음!”
갑자기 아이가 입을 막은 채 낮게 소리를 내자 책임자는 돌아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쉬 마려우면 그냥 바지에 싸!”
그러나 윤성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꽤 성가신지 책임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와 테이프를 거칠게 뜯었다.
“뭐야?”
윤성의 눈이 촉촉하게 반짝였지만 목소리는 놀랍도록 또렷했다.
“배고파요.”
“배고프면 굶어. 하루 굶는다고 죽지 않아.”
책임자의 목소리는 거칠고 냉담했다.
“네 부모가 내일 돈을 주면 그때 밥 줄게.”
그때 윤성이 몸을 약간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제 목에 옥이 있어요. 증조할아버지가 준 건데, 아주 비싸요. 이 끈만 좀 풀어주면 그 옥 드릴게요. 이게 손을 너무 아프게 해요.”
“옥?”
책임자의 눈빛이 순간 탐욕으로 흔들렸다.
그러고는 아이의 옷깃 속에 손을 넣어 더듬더니, 곧 정교하게 조각된 자물쇠 모양의 옥을 꺼냈다.
빛깔이 고르고 맑은 것이 보기만 해도 귀한 물건이었다.
“이거 드릴게요. 그러니까 이 끈 좀 풀어주세요.”
윤성의 눈은 투명하게 맑았고 작은 얼굴에는 해를 끼칠 생각이라곤 전혀 없어 보였다.
책임자는 그 순진한 눈빛에 방심했다.
‘어린애 하나쯤은 문제없겠지.’
욕심이 앞선 책임자는 흥분한 얼굴로 윤성의 손과 발을 풀어주었다.
“헛짓거리하면, 손발을 다 잘라서 저 아래 연못에 던져버릴 거야. 알아들었지?”
그 말에 윤성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끈이 모두 풀리자마자 윤성은 순식간에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남자의 손에서 옥을 낚아채더니 창문 앞으로 달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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