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38화
새벽 두 시가 넘어 모두 자리를 떠났다.
화영은 차를 가져오지 않았고, 우행이 대리운전을 불러 여자를 먼저 집에 데려다주었다.
차 안은 내내 조용했다.
겨울밤 새벽의 강성은 드물게 고요했다.
평소엔 복잡하고 시끄러워 사람을 들뜨게 하다가도, 이렇게 적막이 내려앉으면 도리어 낯설고 공허했다.
차가 화영의 아파트 앞에 도착했을 때 여자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
우행은 술을 꽤 마셨지만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우행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부드럽지만 차가운 결을 지니고 있었다.
“화영 씨, 좋은 밤 보내요.”
“조심히 들어가요.”
화영은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우행을 붙잡지도 않았고, 본인 역시 머물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그저 친구처럼 담담하게 인사하고 헤어졌다.
바람이 매서웠기에 화영은 코트를 여미며 걸음을 옮겼다.
얼굴에 차가운 기운이 닿아 고개를 들어보니,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로 작은 눈송이들이 조용히 떨어지고 있었다.
곧 화영은 걸음을 재촉했다.
큰눈이 내리기 전에 서둘러 집에 들어가야 했다.
그 뒤로 보름 가까이, 우행은 네다섯 번쯤 술집을 찾았지만 화영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우행은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며 웃었고 사업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어느 날 수호가 툭 던지듯 물었다.
“요즘 화영 씨 안 보이네. 바쁜가 봐?”
우행은 무심한 듯 고개를 돌렸지만, 시선은 자연스럽게 옆자리를 향했다.
그 자리가 비어 있는 게 어쩐지 낯설었고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을 느꼈다.
허전함과 쓸쓸함이 한데 엉켜 묘한 기분만 남았다.
토요일, 우행은 프로젝트 때문에 팀을 데리고 출근했는데 그곳에서 뜻밖에도 구택을 마주쳤다.
“사장님도 주말에 근무하시네요?”
우행이 가볍게 농담조로 말하자 구택은 보고서를 들여다보며 피식 웃었다.
“어쩔 수 없죠. 아내가 요즘 너무 바빠서 주말에도 집에 없어요. 윤성이는 명성 집에 가 있고, 윤후는 본가에 맡겨놨거든요.”
“집에 혼자 있으면 괜히 심심하기도 하니까.”
우행이 물었다.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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