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39화
화영은 목발을 짚고 한쪽 다리를 살짝 들며 폴짝폴짝 뛰듯 부엌으로 들어갔고 우행은 이미 부엌 안에서 식기를 꺼내고 있었다.
혼자 사는 화영은 외식이 잦아 직접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집 안의 그릇들은 전시용처럼 반들반들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우행은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접시와 젓가락을 물로 한 번 헹군 뒤에야 식탁으로 가져왔다.
화영이 웃으며 말했다.
“결벽증 있어요?”
“조금요.”
우행은 짧게 대답하며 배달 음식을 꺼냈다.
그런데 내용물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다예요?”
안엔 스프 한 그릇과 작은 카레 치킨 덮밥 한 그릇뿐이었다.
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충분해요.”
우행은 고개를 저었다.
“영양가가 없어 보이네요.”
화영이 피식 웃었다.
“원래 같이 먹자고 하려 했는데, 마음에 안 든다니 저 혼자 먹을게요.”
“이게 다예요? 정성이 하나도 없잖아요.”
우행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화영은 처음으로 남자가 이런 식으로 농담하는 걸 들었다.
“다리를 다친 환자가 무슨 진수성찬을 차려드려요?”
우행이 되물었다.
“다 안 다쳤을 땐 진수성찬 차릴 줄 아세요?”
화영은 할 말을 잃었고 우행은 미소를 지었다.
“밥부터 먹어요. 과일 좀 씻어 올 테니까.”
우행은 자신이 가져온 과일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갔고 또다시 물소리가 고요하게 흘러나왔다.
화영은 카레밥을 한입 크게 떠먹었는데 여자 입맛엔 여전히 맛있었다.
부엌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우행은 재킷을 벗고 셔츠 차림으로 서 있었다.
넥타이는 그대로 매고 소매만 반쯤 걷어 올린 모습으로 정성스레 과일을 씻고 있었다.
화영이 밥을 거의 다 비웠을 즈음 우행이 과일 접시를 들고 나왔다.
하얀 도자기 접시 위에는 딸기 세개, 깎아놓은 사과 다섯 조각, 메론 세 조각, 그리고 반짝이는 청포도 몇 알이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마치 호텔 디저트처럼 정갈하고 예뻤다.
“이 정도면 충분해요?”
우행이 묻자 화영은 미소 지었다.
“충분해요. 고마워요.”
“나머지는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뒀어요. 먹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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