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62화
두 사람은 저녁을 먹으러 나가지 않았다.
화영은 비서에게 배달 음식을 주문하게 했고, 식사를 마치자마자 다시 일에 몰두했다.
잠시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어 있었다.
쉬는 틈에 휴대폰을 확인하니 메시지가 여러 개 들어와 있었다.
오여윤이 보낸 풍경 사진, 가족의 부재중 전화, 그리고 고객의 연락도 있었다.
화영은 메시지 몇 통을 답하고 가족에게 전화를 걸자 그렇게 또 30분이 훌쩍 흘렀다.
비서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
“인제 그만 쉬세요. 남은 건 제가 할게요.”
화영은 잠시 생각에 잠긴 채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눈앞에 쌓인 보고서와 자료들을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었다.
“이제 늦었어요. 우리 둘 다 퇴근하죠. 이건 집에 가져가서 볼게요.”
“그럼 사인만 하시면 제가 내일 아침에 가져갈게요.”
화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를 정리했다.
“다음 주쯤엔 나도 출근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자 비서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요? 너무 잘됐네요!”
화영은 바람처럼 코트를 걸치고 문을 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요. 택시비는 내가 처리해 줄 거고 이번 야근수당은 세 배로 계산해 줄게요.”
“총괄 디자이너님 만세!”
뜻밖의 호사에 비서는 환호하며 손을 들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정이 가까웠다.
현관 불만 켜져 있었고 그 빛이 은은하게 공간을 비췄는데 우행이 켜둔 불이었다.
화영은 신발을 갈아 신고 조용히 거실로 걸어갔다.
집 안은 고요했지만 창밖 도시는 네온사인과 물결처럼 일렁이는 불빛에 여전히 눈부셨다.
화영은 발코니에 서서 잠시 야경을 바라보다가 방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화영은 이상한 꿈을 꾸었다.
늘 가던 바에서 바텐더가 낯선 얼굴로 물었다.
“무엇을 드릴까요?”
그 순간 장면이 바뀌었다.
우행, 박수호, 이희문 등이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었다.
이때 수호가 물었다.
“우행아, 셔츠에 왜 여자 립스틱 자국이 있어?”
그러자 우행은 고개를 숙여 셔츠를 보고 묘하게 웃었다.
“왜 안 데려왔어? 우리 다 아는 사인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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