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0화
가윤이 전화를 걸어오자마자 불만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내가 전화하지 않았으면, 정말 나한테 계속 연락 안 할 생각이었어?]
그러자 우행은 담담하게 답했다.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결국 네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게 더 중요하지.”
가윤은 우행의 말투가 냉담하다는 걸 느끼고, 남자가 다시 화낼까 봐 목소리를 낮췄다.
[전에 내가 좀 충동적이었어.]
우행은 가윤이 잘못을 인정하자 태도를 조금 누그러뜨렸다.
“알면 됐어.”
이에 가윤은 다시 웃으며 말했다.
[우리 몇 명이 저녁에 같이 밥 먹기로 했어. 다들 네가 이번에는 꼭 체면 세워줄 거라며 나더러 전화하라고 하더라. 지금 나와.]
우행은 잠시 생각한 뒤 짧게 물었다.
“어디서?”
가윤은 우행이 허락하자 매우 기뻐했다.
[새로 생긴 양식당이야. 내가 도착하면 위치 보낼게.]
“좋아.”
전화를 끊은 뒤 우행은 화영에게 다가갔다.
“수호 쪽에서 저녁 약속을 잡았는데 같이 갈래요?”
화영은 이미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상태였고 눈길을 살짝 돌리며 물었다.
“아까 전화는 가윤 씨였죠?”
“맞아요.”
그러자 화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나는 안 갈게요. 우행 씨 혼자 다녀와요.”
우행이 미간을 찌푸리자 화영은 곧바로 덧붙였다.
“나랑 가윤 씨는 지금 당장은 안 만나는 게 좋아요. 다들 휴일이라 오랜만에 모이는 거잖아요. 분위기 망칠 필요 없죠.”
“마침 내일 회의에 쓸 보고서가 방금 도착해서 정리 좀 해야겠어요.”
“피할 필요는 없어요.”
우행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고 화영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피하는 게 아니라 굳이 만날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우행은 잠시 화영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은 뭐 먹을 거예요? 나가기 전에 주문해 둘까요?”
화영은 피식 웃었다.
“나 이제 스스로 뭐든 잘할 수 있는 환자가 아닌 정상인이니까, 당신 빨리 가요. 뭐 먹고 싶으면 내가 알아서 시킬게요.”
“그럼 다녀올게요.”
“조심해서 다녀와요.”
화영은 미소를 띠며 문 앞까지 배웅했다.
우행이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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