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10화
우행은 전화를 끊고 고개를 들자 화영이 조용히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손에 들고 있던 차 열쇠를 내밀었다.
“다녀와요. 아마 80%는 거짓말일 거예요. 그래도 혹시 남은 20%의 가능성을 위해선 가봐야죠. 진짜 무슨 일을 당하게 된다면 그때는 후회해도 늦어요.”
우행은 잠시 화영을 바라보다가 열쇠를 받는 대신 그 손을 잡고는 힘을 주어 그대로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화영은 갑작스럽게 몸이 쏠리며 놀라 우행에게 안겼다.
우행의 외투엔 아직 바깥 공기의 냉기가 남아 있었지만, 가슴속은 따뜻했고 심장은 쿵쿵 뛰고 있었다.
“미안해요.”
우행이 화영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낮게 말했다.
그러자 화영은 우행의 등 뒤 옷자락을 꼭 잡은 채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조용히 말했다.
“미안하단 말은 하지 말아요. 나는 우행 씨 친구고 가윤 씨도 당신 친구잖아요.”
그러자 우행은 품이 더욱 단단히 조여졌다.
“그래도 둘은 다르니까요.”
우행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그 말에 화영의 심장이 잠시 멈춘 듯하다가 이내 빠르게 요동쳤다.
가윤은 얇은 끈 민소매 잠옷 차림으로 소파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꾸민 작은 계략을 세라에게 메시지로 자랑하고 있었다.
[내가 전화 한 통만 하면 우행이 바로 뛰어온다는 걸 보여줄 거야. 화영이 그걸 보면 얼마나 속 터질까?]
저녁 식사 때 쌓였던 분노가 이제야 풀리는 기분이었다.
지금쯤 우행에게 버려진 화영이 혼자 속을 끓이고 있을 생각을 하니, 가윤은 속이 다 시원했다.
곧 세라가 답했다.
[그렇게 하면 화영은 자극받겠지만, 우행이 너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도 있어. 이득보다 손해야.]
[네가 우행이 아직 널 신경 쓰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면 이미 충분히 확인됐어. 인제 그만 전화해서 전기 들어왔다고 말해.]
하지만 가윤은 물러서지 않았다.
[벌써 우행이 오는 중인데 그냥 돌려보낼 생각 없어.]
[괜히 그랬다간 우행이 너한테 화낼 수도 있어.]
세라가 한숨을 섞어 보내자 가윤은 가볍게 답했다.
[걱정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