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76화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화씨 집안과 추씨 집안은 결혼 준비로 분주했다.
아침 일찍, 화성국은 화영을 불러 당부했다.
“오늘 신수가 주문한 예물 반지가 도착한다더구나. 둘이 같이 가서 맞춰 봐.”
그러나 화영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할아버지, 정말 연말 전에 결혼해야 해요? 제 결혼식에 아버지가 자리도 못 하시는데, 오히려 사람들한테 괜한 말이 나오지 않을까요?”
화성국이 차분히 답했다.
“이미 다 생각해 뒀어. 네 아버지는 해외 순방 중이라는 기사로 정리할 거야. 그리고 의심받을 일 없게 할 테니 걱정 마.”
“결혼식은 조용히 치를 거라서 기자도 부르지 않고 손님도 아주 가까운 사람들만 부를 거야.”
그 말에 화영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할아버지가 괜찮으시다면 저도 괜찮아요.”
오전 열 시, 신수가 직접 화영을 데리러 왔다.
둘은 먼저 점심을 함께 먹고 그다음 예물 반지를 보러 가기로 했다.
호화롭고 고풍스러운 레스토랑 2층.
신수는 잘 맞는 정장을 입고 등장했고 자연스럽게 와인을 따르며 말했다.
“2층 전부 내가 예약했으니까 방해할 사람 없어. 그러니 편하게 먹고 이야기하자.”
화영이 가볍게 웃었다.
“네 할아버지가 알면 밖에서 이렇게 사치 부린다고 혼내시겠네.”
그러나 신수는 개의치 않았다.
“지금 내가 쓰는 돈은 전부 내가 번 돈이야. 누구도 간섭 못 해.”
그러고는 잔을 들고 건넸다.
“걱정 마. 전부 깨끗한 돈이야. 난 항상 정당하게 일했어. 아니었으면 우리 할아버지가 먼저 날 가만두지 않았겠지.”
화영이 잔을 부딪치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럼 너의 정의로움을 위해 건배.”
신수는 입꼬리를 살짝 씰룩이며 와인을 단번에 마셨다.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신수는 술기운이 돌자 말이 많아졌다.
“네가 스무 살일 때였나? 우리 할아버지가 네 사진 보면서, 이 아가씨 예쁘지 않냐, 나중에 네 아내로 어떻겠냐고 그러셨지.”
신수는 얼굴에 아쉬움과 후회를 뒤섞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철없어서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나중엔 네가 늘 경성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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