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79화
화영은 화성국의 팔을 잡으며 걱정스레 말했다.
“결혼식 연기되는 건 괜찮아요. 사람만 무사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까요.”
그때 화성국은 화영의 팔에 난 상처를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이건 어떻게 된 거냐?”
그러자 화영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토너 병을 깨뜨렸어요. 그때 팔이 좀 긁혔거든요. 지금은 괜찮아요.”
이에 화성국은 못마땅한 듯 말했다.
“평소엔 침착하더니 너도 이런 허둥댈 때가 있구나.”
화영은 작게 흠칫 웃으며 말했다.
“집에 오면 긴장이 풀려서 그래요. 게다가 신수랑 점심때 술도 조금 마셨더니 머리가 살짝 띵했어요.”
“마침 잘 됐다. 병원 가는 김에 약이라도 발라. 덧나면 안 되니까.”
화성국이 단단히 일렀다.
“네. 할아버지 말 들을게요.”
화영은 얌전히 대답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추씨 일가가 모두 모여 있었다.
집안의 유일한 손주가 크게 다쳤다니 모두 얼굴이 굳어 있었다.
신수의 상태는 꽤 심각해 보였다.
다리는 고정돼 있고 얼굴에도 멍이 짙게 퍼져 있었는데도 화영을 보자 장난스럽게 윙크까지 했다.
화영은 조용히 눈길을 돌리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진우행이 때릴 때 내가 옆에서 한 발 더 보탤걸.’
화성국과 추병국이 이야기하는 사이 화영은 침대 가까이 가서 관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다 이렇게 다친 거야?”
“내 잘못이지. 너무 서두른 탓이야.”
신수는 씁쓸하게 웃었다.
“화영, 너 화 안 났지?”
“안 났어. 결혼식 미루는 것뿐인데, 사람만 괜찮으면 됐지.”
화영이 차분하게 말하자 신수는 활짝 웃었다.
“급하면 휠체어 타고 결혼식 할 수도 있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화영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 기다릴게.”
“화영아, 너만 고생이구나.”
추신수의 어머니 김아란이 다가와 미안해하며 말했다.
“내가 전에 신수한테 결혼식 전에는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귀에 하나도 안 들어간 모양이야.”
“저도 책임 있어요. 술 마신 거 알았으면 제가 더 챙겨야 했는데.”
화영이 일부러 자책하듯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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