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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0화

설날까지 이틀 남았을 무렵 희문이 무죄로 풀려났다. 가윤은 이미 희문이 잡혀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죽은 사람이 서원혁이라는 건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가윤은 속으로 여자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도 내던진다고 희문을 비웃기까지 했다. 세라와 가윤은 상의해 희문을 위해 작은 환영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무사히 풀려난 걸 축하하는 의미였고 장소는 세라의 집으로 정했다. “내가 이 집으로 이사 올 때 초대도 못 했으니까, 이번 기회에 다들 불러서 집들이도 하자.” 그러나 가윤은 조금 불안해하며 물었다. “할머니 일 이후로 우행이 나한테 아직 한마디도 안 했어. 이번에도 안 오는 거 아니야?” 그러자 세라가 손을 잡아주며 달랬다. “수호도 오고, 희문이도 올 거야. 그럼 진우행도 분명 올 거야. 그러면 이번 기회에 다들 오해도 풀고 예전처럼 지내면 돼.” 가윤은 기대 어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화영도 떠났으니까, 우리 몇 명이라도 예전처럼 지낼 수 있겠지.” 세라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럴 거야.” 그날, 박수호가 이희문을 데리러 갔지만 기윤은 보이지 않았고 그게 이상했다. 기윤이야말로 가장 먼저 와 있어야 할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수호는 냉담하게 말했다. “그건 네가 직접 기윤 씨한테 물어봐.” 희문은 바로 기윤에게 전화를 걸었고 자신이 오늘 유치장에서 풀려났다고 전했다. 그러자 기윤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축하해. 우리 자주 가던 카페에서 기다릴게.] 이희문은 기윤이 자신에게 뭔가 이벤트라도 준비한 줄 알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세라도 나 초대했대. 이따 같이 가자.” 그러나 기윤은 단호하게 말했다. [일단 와서 얘기해.] 전화를 끊은 희문은 수호에게 카페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고 투덜거리듯 말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이런저런 걸 꾸미는 걸 좋아하냐.” 수호는 무심히 희문을 한번 흘겨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카페 앞에 희문을 내려주고 수호는 바로 차를 돌렸다. 안으로 들어가자 기윤이 구석에 앉아 있었고 희문은 아무렇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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