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15화
가윤은 갑자기 불안해진 듯 세라를 뒤로 살짝 밀어 보호하듯 서더니, 매섭게 화영을 바라보았다.
“화영 씨, 경성에서 약혼했다던데 축하해요.”
“누가 그러던가요?”
화영은 곧장 묻자 가윤은 입술을 달싹이다 말이 막혔다.
뉴스를 본 건 사실이지만, 기사 어디에도 그 여자가 화영이라고 명시된 적은 없었다.
그저 자기들끼리 추측만 했던 것이다.
화영은 잔잔하게 웃었다.
“제 일에 대해 가윤 씨가 더 잘 아는 것 같네요.”
우행은 자연스럽게 화영의 손을 감싸 쥐고는 방 안에 있는 이들을 향해 담담히 말했다.
“좋은 소식이 있으면 가장 먼저 알려줄게.”
그 말은 두 사람이 약혼했다는 소문을 바로 부정하는 동시에, 두 사람의 관계를 모두에게 공식적으로 알리는 선언이었다.
노란 조명이 비치는 가운데, 세라는 얼굴빛이 희미하게 차갑게 변했다.
눈동자 깊은 곳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표정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들 앉아 이야기해요. 오늘 모임은 화영 씨 환영하는 자리기도 하니까.”
곧 기윤도 도착했다.
오늘 모임의 목적은 기윤과 희문을 다시 이어주기 위한 것이었기에, 들어오자마자 남자는 준비해 둔 꽃을 내밀었다.
기윤은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걸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꽃을 받지 않은 채 말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좀 있어서.”
그 말을 듣자 희문은 뒤늦게야 떠올렸다.
초봄만 되면 기윤은 항상 피부가 예민해져 힘들어했는데, 희문은 그 사실조차 깜빡하고 있었다.
이에 희문은 멋쩍게 꽃을 내려놓고 대신 따뜻한 음료를 건넸다.
“밖에 비 와서 춥지? 이거 마시면서 좀 따뜻하게 녹여.”
“고마워.”
기윤은 예의를 지키며 받았다.
가윤은 원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희문이 기윤을 챙기고 또 챙기는 모습을 보자 결국 못 참고 중얼거렸다.
“전엔 안 그러더니 갑자기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는 거야?”
그러자 세라는 가윤의 손목을 가볍게 잡으며 눈짓으로 말렸다.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화영은 그제야 희문이 서원혁을 죽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듯 고개를 들었고, 표정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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