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39화
희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영화를 보았다.
깜빡이는 빛이 희유의 얼굴을 스치며, 눈꼬리에 맺힌 붉은 기운이 더욱 선명하게 비춰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했다.
몇 명의 젊은 사람들이 방 탈출 게임을 하러 갔다가, 이후 연이어 기이한 일들을 겪게 되는 내용이었다.
전개는 단순했지만 완성도는 나쁘지 않았다.
장면 구성과 분위기 연출이 잘 되어 있어 확실히 무서웠고, 점점 몰입감이 더해졌다.
긴장되고 음산한 분위기가 짙어질수록 희유는 자신도 모르게 명우 쪽으로 몸을 기울였고, 결국 몸이 닿을 때까지 다가간 뒤에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때 갑자기 장롱 안에서 머리를 풀어 헤친 여자귀신이 튀어나왔다.
이에 희유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명우를 끌어안고, 얼굴을 명우의 가슴에 묻은 채 눈을 꼭 감았다.
곧 상영관 안에서는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명우는 희유의 허리를 감싸안고는 고개를 숙여 여자의 귀 옆에서 말했다.
“가짜야. 친구들이 일부러 놀라게 하는 거야.”
희유는 눈을 떴지만 다시 영화를 보지는 않았다.
시선은 허공에 머문 채 그저 명우에게 기대어 낮게 숨을 골랐다.
명우의 손가락이 희유의 머리 위로 올라가며 마디마디 뚜렷한 긴 손가락이 천천히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곧 명우는 긴 다리를 반쯤 앞으로 뻗은 채 의자에 느슨하게 기대고 있었는데, 분위기는 냉정했지만 손길은 부드러웠다.
근데 희유는 명우의 가슴 앞 옷자락을 붙잡고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봤다.
“명우.”
희유가 명우의 이름을 이렇게 부른 것은 처음이었다.
부드럽고 말랑한 어조에는 은근한 의지가 묻어 있었다.
이에 명우의 목울대가 한 번 위아래로 움직이더니 곧 고개를 숙여 희유를 내려다봤다.
어둑한 빛 속에서 명우의 시선은 깊은 심연처럼 짙었다.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시선이 마주쳤다.
희유의 눈빛은 조금 흐릿해졌고 가슴은 더욱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리고 명우의 옷깃을 붙잡은 손에는 힘이 서서히 들어갔다.
명우의 시선이 희유의 분홍빛 입술에 머무르더니 곧 손바닥으로 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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