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42화
명우는 우산을 희유의 머리 위로 받쳐 들고 함께 걸음을 옮겼다.
골목은 길고 고요했다.
노랗게 빛나는 벽등 아래로 눈이 잇따라 떨어지며, 차가운 밤의 적막이 더 짙어졌다.
청석으로 깔린 길에는 이미 눈이 한 겹 쌓여 있어 미끄럽고 걷기 쉽지 않았다.
희유는 이런 눈 오는 날을 보자 설명하기 어려운 설렘이 일었다.
이에 희유는 명우의 손을 놓고 발이 미끄러지는 대로 앞으로 나아갔다.
명우는 살짝 미간을 좁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느릿하게 뒤따라왔다.
조금 멀어지자 희유는 다시 달려와 미끄러지듯 몸을 던져 명우의 품에 안겼다.
골목 안에는 희유의 가쁜 숨과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고, 눈마저 생기 있게 느껴졌다.
명우는 분위기에 맞춰 희유를 들어 올리며 낮게 웃었다.
“그렇게 즐거워?”
희유는 명우의 목을 끌어안았는데 눈은 촉촉하고 맑았고 입술을 다문 채 웃고 있었다.
우산이 빛을 가려 어둠이 드리운 하늘 아래에는 두 사람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명우는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다른 팔로 희유의 가는 허리를 받쳤다.
깊은 눈빛에서는 차가움과 냉기가 사라졌고 그저 별처럼 반짝거렸다.
그리고 그 눈빛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희유의 또렷한 모습만 담겨 있었다.
우산 위로 떨어지는 눈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다소 빠른 리듬으로 툭툭 떨어지는 그 소리는 희유의 가슴이 뛰는 소리와 닮아 있었다.
명우가 입을 맞추려는 순간, 희유는 웃음을 거두고 긴 속눈썹을 내리깔며 숨을 멈췄다.
명우의 입술은 조금 차가웠고 희유의 입술 위를 여기저기 맞추다가, 여자가 입술을 살짝 벌리자 목울대가 움직이더니 더 깊게 입을 맞췄다.
희유가 집에 돌아왔을 때, 우한은 거실 소파에 앉아 숏츠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희유가 들어오자 무심히 물었다.
“어디 다녀왔어?”
희유는 옆에 앉아 경쾌한 목소리로 답했다.
“영화 보고 왔어.”
“영화표 환불 안 했어?”
우한은 미안한 표정으로 희유를 끌어안았다.
“내가 잘못했네. 너 혼자 영화 보게 해서.”
희유의 몸에서는 부드럽고 향긋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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