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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8화

채경별장. 이미 해가 기울 무렵이었다. 명길수는 활동센터에서 바둑을 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길에서 예전 동료들을 여럿 만나 인사를 나누다 보니 걸음은 자주 멈췄고, 집에 도착할 즈음에는 날이 거의 저물어 있었다. 마침 옆집 마당에 차를 세우고 내리던 이신아가 명길수를 보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정말 은퇴하시더니 정말 여유롭게 지내시네요.” 명길수는 인상이 엄격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웃음은 온화했다. “나도 내가 좀 더 젊어진 것 같아.” 이신아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년이면 우리 집 사람도 정년 퇴임이에요. 뭐, 그 사람이 은퇴하든 말든 저는 상관없긴 하지만요. 저는 그냥 우리 아들 도군이만 잘 챙기면 되니까요.” 명길수가 물었다. “도군이, 올해 수능이지?” 이신아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이 떠올랐다. “네. 그래도 전혀 걱정 안 해요. 성적은 늘 안정적이거든요. 담임 선생님도 경성대학교는 문제없다고 하셨어요.” “근데 본인은 경성대가 마음에 안 든다네요.” 명길수는 옅게 웃었다. “아쉽군. 우리 애들은 전부 특별전형이었어. 특히 명우는 계속 월반해서 14살에 바로 국립대학교로 갔어. 나는 그런 즐거움은 누려볼 기회가 없었거든.” 이신아는 아들을 자랑하려다 말문이 막혀 멋쩍게 웃었다. “누가 명우랑 비교하겠어요. 그런데.” 잠시 말을 멈춘 뒤, 조심스럽게 물었다. “명우도 이제 서른 가까이 됐죠. 여자친구는 있나요?” 명길수의 표정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그럼 있지. 설 전에 며느리가 될 애가 보약도 사다 줬어. 아주 살뜰하더군. 다만 둘이 워낙 바빠서 집에 자주 못 올 뿐이지.” “그것 참 잘됐네요.” 이신아도 빈틈없는 미소로 말했다. “나중에 명우가 여자친구 데리고 오면 꼭 알려주세요. 큰 봉투 하나 준비해야죠. 어쨌든 명우는 제가 어릴 때부터 봐 온 아이잖아요.” “물론이지. 그때는 명우가 직접 전화하게 하지.” 몇 마디 더 인사를 나눈 뒤에야 명길수는 집으로 들어갔다. 거실에 들어서자 위층에서 내려온 명빈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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