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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2화

희유는 잠시 멍해졌다가 곧 상황을 이해하고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웃었다. 희유는 가을빛이 맺힌 듯한 눈으로 명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얘기를 오빠한테 한다는 건 내 마음이 아주 솔직하다는 뜻이에요. 그 사람한테는 이제 남녀 감정 같은 건 전혀 없다는 뜻이죠.” 명우는 잠시 말을 잃었다가 조용히 희유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좋아했던 사람도 내려놓을 수 있었잖아.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내려놓게 되는 건 아닐까?” 희유는 숨을 들이켰다가 거의 반사적으로 말했다. “아니요.” 희유는 조금 당황한 얼굴로 덧붙였다. “내가 마음이 가벼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런 뜻 아니야.” 명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눈동자는 한층 깊어졌다. 명우는 자신도 이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과 초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오늘, 희유가 오래 마음에 품고 있었던 박수호를 직접 보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질투심이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이었다. 희유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예전에 수호 오빠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 사람이랑 당신은 나한테 주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요.” 희유는 시선을 낮추며 조용히 덧붙였다. “믿든 안 믿든 뭐 본인 의지긴 하지만요.” 명우는 희유를 끌어안고는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귓가에 스며들었다. “믿어. 앞으로 넌 나만 좋아하면 돼. 나만 사랑해야 하고.” 유리로 된 복도 한가운데에서, 희유는 명우의 옷자락을 꼭 붙잡은 채,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발뒤꿈치를 살짝 들고 남자의 귀에 속삭였다. “나는 평생 오빠만 사랑할게요.” 명우의 숨결이 순간 무거워졌다. 희유는 눈꼬리로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을 보고, 얼른 명우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장난기 어린 얼굴로 가볍게 앞서 걸어가다가, 몇 걸음 뒤에 고개를 돌렸다. “가요, 오빠.” 명우는 깊은 눈에 웃음을 담고 희유를 향해 성큼 걸어왔다. “가자, 희유야.” 희유는 오늘의 주인공이자 진세명 가족의 일원으로, 가족들과 함께 손님들을 맞이해야 했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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