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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2화

얼마나 잤는지 몰랐지만 명빈은 잠결에 몸을 뒤척였다. 그 순간 품 안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부드럽고 따뜻한 데다가 약간은 뜨겁게 달아오른 체온에 곧 명빈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명빈은 의식은 또렷하지 않은 채 본능적으로 품 안의 사람을 끌어안았다. 술기운과 남자의 본능이 뒤섞이며 몸속 깊은 곳의 욕망이 깨어났다. 명빈은 상대의 입술을 찾아내듯 내려갔다. 은은한 포도 향이 입안에서 번지며 술기운과 뒤섞여 더 깊은 취기를 불러왔다. 석유의 입술은 앵두 같은 데다가 부드럽고 말랑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명빈은 눈을 감은 채 더 깊이 파고들었으나 석유는 숨이 막힌 듯 고개를 돌려 피했다. 이에 명빈은 입술 끝에서 턱으로, 다시 아래로 천천히 내려갔다. 몸 아래에 있는 석유는 명빈의 어깨를 밀어내려 했지만 힘이 빠진 손길은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 명빈은 석유의 두 손을 붙잡아 양옆으로 누르고는 길게 뻗은 다리로 석유가 발로 밀어내려는 움직임을 막았다. 뜨겁게 달아오른 입술은 다시 아래로 이어졌다. 어둠에 잠긴 방 안에는 점점 짙어지는 공기가 감돌았고, 술 향과 뒤섞인 기류가 겨울밤의 적막을 채워갔다. 운명의 톱니바퀴가 그 순간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 초겨울의 밤은 유난히 길게 이어졌다. 해가 떠오르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흐릿하게 뒤섞여 있었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경계, 아직 완전히 밝지 않은 시간에 세상은 여전히 고요 속에 잠겨 있었다. 명빈이 먼저 눈을 떴다. 의식이 서서히 돌아오면서 품 안에 있는 석유의 존재가 어젯밤의 흐릿한 기억을 점점 또렷해지자, 잘생긴 얼굴 위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눈빛에는 아직 잠기운이 남아 있었고 그 상태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원래는 민래와 헤어질 생각이었다. 민래의 행동은 점점 명빈을 지치게 했고 마음도 예전만큼 남아 있지 않았다. 시간을 끌기보다는 빨리 정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근 일이 너무 많았다. 항구 쪽 일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며칠 동안 지방 출장까지 다녀왔다. 어제 돌아와서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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