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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7화

그러자 직원이 서둘러 말했다. “저희는 주로 양식 위주로 하고 있어요. 소고기 스튜랑 양갈비구이가 시그니처 메뉴고요. 날씨가 추워져서 해산물 전골도 새로 추가됐어요.” 명빈은 메뉴판을 덮었다. “다 하나씩 주세요. 그리고 알아서 적당히 주세요.” 직원은 밝게 웃으며 답했다. “네, 바로 준비해드릴게요.” 관광지에 있는 레스토랑이라 맛은 조금 부족할 수 있었지만 분위기만큼은 훌륭했다. 프렌치 식 아치형 통유리창, 새하얀 테이블보 위로 촛불이 따뜻한 노란빛을 드리웠고, 창밖에는 자연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전나무들이 초겨울의 낭만을 더했지만 이런 분위기가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건 아니었다. 특히 석유에게는 더더욱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명빈이었다. 석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마디 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리고 명빈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돌아서서 화장실로 향했다. 명빈은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앉아 있었는데 표정은 여유로웠고,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 석유는 화장실을 다녀온 뒤 홀을 가로질러 나오다가, 가장 왼쪽에 오픈형 주방이 있는 걸 발견했다. 주방 안에서는 셰프 두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디저트를 만드는 듯했다. 테이블 위에는 막 만든 애플파이와 무스케이크가 놓여 있었고, 오븐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가 퍼지고 있었다. 겨울에 잘 어울리는 분위기에 석유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석유를 발견한 셰프가 곧바로 물었다.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석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요리사가 친절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애플파이는 캐러멜 맛이고, 안에 생사과 잼이 들어 있어요. 크루아상도 곧 나오는데, 팥이랑 초콜릿 소스 추가해 드릴 수 있어요.” 석유가 담담하게 말했다. “전부 하나씩 주세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2분이면 돼요.” 석유는 옆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딱히 뭘 할 것도 없지만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때 젊은 남녀 한 쌍이 뒤에서 걸어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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