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58화
석유는 남자를 놓아주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접시를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이때 명빈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며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일 있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석유가 담담하게 말했다.
명빈은 시선을 살짝 돌려 조금 전 그 남녀를 훑어보자 석유는 재빨리 손을 뻗어 명빈의 팔을 잡아끌었다.
“가서 밥 먹어요.”
이에 명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더 묻지 않고 순순히 석유를 따라 자리로 돌아갔다.
그제야 그 둘은 석유가 아까 자신들이 떠들던 그 남자의 친구거나, 아니면 여자친구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런 꼴을 당한 게 억울할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상대 차림도 평범해 보이지 않아, 손해를 봤어도 감히 더 말은 꺼내지 못했다.
다만 맞은 남자는 욱신거리는 손목을 주무르며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
직원이 요리를 하나둘씩 가져오기 시작했다.
먼저 소고기 스튜가 나오고 이어서 전골이 나왔다.
그렇게 직원은 메뉴를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석유는 가져온 디저트를 테이블 가운데 내려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명빈은 달달한 디저트를 흘끗 보더니 눈빛이 번뜩였다.
“설마 저거 나 먹으라고 시킨 거예요?”
그러나 석유는 고기를 자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명빈이 다시 물었다.
“맞죠?”
석유가 인상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먹을 거면 먹고, 안 먹을 거면 놔둬요.”
그 말에 명빈은 눈을 반짝이며 웃었다.
애플파이를 집어 반으로 잘라 한 조각을 석유 앞 접시에 올려놓자 석유가 무심코 말했다.
“저 이런 거 안 좋아해요.”
그 말에 명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했다.
“역시 나 주려고 산 거네요.”
석유는 말이 막혔고, 칼을 들고 있던 손이 허공에서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숨을 한번 고른 뒤 다시 고기를 잘랐다.
식사가 절반쯤 진행됐을 때, 직원이 와인을 권하러 왔다.
석유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명빈은 와인 한 병을 주문했지만 반 잔만 마시고는 그대로 내려놓았다.
식사를 마친 뒤 명빈은 계산하러 갔고,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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