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85화
“뭐라고요?”
명빈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미안하다고요.”
석유는 고개를 들어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안 들리는데요. 좀 더 크게 말해 주면 안 돼요?”
명빈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일부러 귀를 가까이 댔다.
석유는 당연히 일부러 그러는 걸 알아챘고, 표정이 차갑게 식더니 그대로 소고기 연근전을 집어 명빈 입에 밀어 넣었다.
명빈은 한입에 물고 그대로 삼켜버리고는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
명빈은 크게 씹으며 웃었는데 눈빛은 눈부실 만큼 환하게 빛났다.
마치 반짝이는 은하수가 담긴 것처럼 반짝반짝하고 눈길을 사로잡았다.
석유도 그런 명빈 모습을 보다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때 음식을 가져오던 도우미가 갑자기 말했다.
“사장님 오셨어요.”
석유가 뒤돌아보자 조각무늬 나무 칸막이 뒤에 하호훈이 서 있었는데,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호훈은 도우미 목소리를 듣고서야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리고 약간 놀란 듯, 또 묘한 의미가 담긴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봤다.
아마 평소와 달리 저렇게 누군가와 장난치며 웃는 석유 모습을 처음 본 모양이었다.
명빈은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는 하셨어요?”
하호훈은 웃으며 말했다.
“오후에 약속이 있어서 이미 먹었어요. 두 사람 편하게 먹어요.”
말을 마친 하호훈은 명빈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서두르지도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석유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이 그저 다시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
명빈은 하호훈을 보고 나자 오후에 석유가 들려준 이야기가 떠올랐다.
명빈은 웃으며 말했다.
“석유 씨 아버지는 저한테 엄청 젠틀하시네요.”
말한 사람은 별 뜻이 없었지만 듣는 사람은 아니었다.
석유의 눈빛은 살짝 흔들리기만 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밥이나 먹어요.”
‘역시나...’
식사가 끝난 뒤 석유는 위층 서재에서 물건을 찾다가 하호훈과 마주쳤다.
두 사람 관계는 여전히 서먹했다.
석유는 짧게 ‘아빠’라고 부른 뒤 그대로 지나가려 했다.
그런데 하호훈이 갑자기 석유를 불렀다.
“석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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