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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3화

그렇게 정리가 끝나자 사람들은 몇 가지를 더 당부한 뒤 병원을 떠날 준비를 했다. 희유는 명빈 침대 앞으로 다가더니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푹 쉬어요. 내일 다시 보러 올게요.” 명빈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늘 웃음기 넘치던 눈매에도 피곤함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맛있는 것도 꼭 사 와야 해요.” 희유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먹고 싶다는 말 나오는 거 보면 괜찮은 거네요.” 명빈은 천천히 웃었다. “그리고 우리 형한텐 말하지 마요. 분명 걱정하긴커녕 반응 느려서 차 한 대도 못 피했다고 비웃을 거니까요.” 희유의 눈가가 붉어졌다. “난 알아요. 그때 명빈 씨 먼저 날 밀어내려고 했잖아요. 다 알고 있어요.” 심지어 왜 명빈이 그 몇 초 동안 멍하니 멈춰 있었는지도. 명빈 눈빛에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가 곧 옅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형수님이니까요. 그래서 질투도 안 하고 서운하지도 않아요. 다들 무사한 걸로 됐죠.” 희유는 결국 눈물이 차오르는 걸 참지 못해, 급히 허리를 숙인 채 애써 감정을 눌러 삼켰다. 뒤에 있는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천천히 숨을 고른 뒤 일부러 편하게 웃었다. “내일 석유 언니랑 같이 보러 올게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명빈 깊고 짙은 눈빛 위로 옅은 웃음이 번졌다. “고마워요, 형수님.” 희유는 그 미소를 보는 순간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명빈은 분명 아프고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누군가의 이름만 들어도 다시 웃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 순간 희유는 마치 명빈 마음을 직접 들여다본 기분이 들었다. 맑고 투명하면서도 깊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 너무나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이었다. 희유는 석유도 하루빨리 그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이런 명빈이라면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희유는 다시 한번 눈물을 참으며 조용히 말했다. “푹 쉬어요.” “그래요.” 명빈은 맑고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모두 병실을 떠났고, 승일만 남아 밤을 지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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