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97화
희유는 명우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누구보다 가까이 붙어 있었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희유는 그 상처들은 아직도 가시처럼 자기 마음 깊은 곳에 박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잊으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은근하게 아파왔다.
마치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을 잊지 말라고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것처럼 말이다.
명우가 처음 자신을 원망하냐고 물었을 때부터 명우는 이미 희유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었다.
사실 명우는 이 모든 걸 다 알고 있었다.
“나만 원망해. 너 자신은 원망하지 마. 네 잘못 아니야. 너희를 버린 건 나였어.”
명우는 희유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내가 너희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어.”
희유는 작게 고개를 저었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감추듯 시선을 내렸다.
“이해해 줘요. 우리가 가장 사랑했고. 내가 가장 당신을 사랑하던 때에, 갑자기 다른 여자가 나타나서 결혼하게 됐다고 했잖아요.”
“난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명우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알아. 다 알아. 용서하고 말고 할 것도 없어. 난 한 번도 널 원망한 적 없으니까.”
희유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명우 어깨에 기대고는 창밖 밤 풍경을 바라봤다.
모든 걸 털어놓고 나니 가슴이 이상할 만큼 가벼웠다.
후련해진 건지, 아니면 너무 텅 비어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후련한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한참 뒤, 희유 얼굴 위 눈물 자국은 말라 있었고 감정도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였다.
희유는 천천히 명우 품에서 몸을 떼어냈다.
“이번에 강화주 가면 언제 돌아올지 몰라요.”
“순조롭게 끝나도 1년에서 2년 정도는 걸릴 거예요. 그러니까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그러다 아주 작게 덧붙였다.
“나도 당신을 기다린 적은 없었으니까.”
“희유야.”
명우는 손을 뻗어 희유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여자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눈가에는 아직 물기가 남아 있었지만 그 눈빛만큼은 단단하고 강했다.
“난 명우 씨 사랑해요. 그건 앞으로도 절대 안 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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