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09화
석유는 자신의 짐을 모두 정리한 뒤 집주인이 와서 집 상태를 확인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석유는 커피 한 잔을 타 마셨고, 절반쯤 마셨을 때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석유는 집주인이 온 줄 알고 문을 열었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본 순간 표정이 굳었다.
명빈이었다.
명빈은 가늘게 눈을 접은 채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보고는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왔다.
명빈 시선은 거실 한쪽에 놓인 캐리어로 향했다.
“어디 가려고요?”
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명빈 씨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이에 명빈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내가 못 가게 하면요?”
석유는 뻔뻔한 듯 버티고 서 있는 명빈을 바라보다 솔직하게 말했다.
“저 강화주 안 가요.”
명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설마 성주로 돌아가려고요?”
그러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더 못 보내요.”
역시 희유 예상이 맞았다.
명빈은 누구보다 석유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석유의 외할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도 곁에 없었다.
남은 건 회사와 이익만 중요하게 여기는 아버지뿐이었다.
‘그런 곳에 돌아가서 뭘 하겠다는 건지.’
석유는 차분하게 말했다.
“아버지가 들어와서 일 도우라고 하셨어요.”
명빈은 석유를 똑바로 바라봤다.
“근데 그게 정말 원하는 일이에요?”
명빈 눈빛은 날카로웠다.
“아니면 그냥 강성 떠나려고 억지로 핑계 만드는 거예요?”
석유 얼굴은 차갑고 아름다웠다.
“질문 진짜 웃긴 거 알아요?”
석유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전 희유 때문에 여기 남아 있었어요. 이제 희유가 떠났는데 나도 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명빈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여기에는 이제 미련 둘 사람 하나도 없어요?”
석유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없어요.”
명빈은 순간 멍하니 석유를 바라보더니 곧 자조적인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러고는 씁쓸한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봤다.
“그러니까 결국 저는 그냥 우스운 사람이었다는 거네요.”
석유는 시선을 피한 채 명빈 옆을 지나 거실로 향해 다시 짐을 정리하며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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