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10화
석유는 놀란 눈으로 명빈을 바라봤는데, 남자의 눈에는 묘한 빛이 어려 있었다.
“내가 내건 조건 솔직히 솔깃하지 않아요?”
명빈은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
“석유 씨 아버지가 줄 수 있는 재산, 저도 다 줄 수 있어요.”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덧붙였다.
“나중에 제가 죽으면 제 재산 전부 석유 씨 거로 하면 되잖아요.”
석유는 말을 잃었다.
‘감동해야 하는 건가?’
하지만 석유는 황당하면서도 어이가 없었고 동시에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저 사람 유산을 상속받는다고? 그럼 난 도대체 어떤 존재가 되는 걸까?’
“명빈 씨.”
석유 눈빛은 차갑고 맑았지만 진심 역시 담겨 있었다.
“명빈 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석유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우리가 사귈 수 없는 건 내 문제예요. 명빈 씨 좋아하는 여자들 많잖아요. 연애도 훨씬 순조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이고요.”
석유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굳이 가장 힘든 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어요. 전 이미 말했어요. 당신이 원하는 걸 전 줄 수 없다고.”
명빈은 헛웃음을 흘렸다.
“맞아요.”
명빈은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도 왜 하필 석유 씨를 좋아하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왜 꼭 석유 씨여야만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명빈은 씁쓸하게 웃었다.
“근데 제 마음대로 안 돼요.”
그러고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리고 저도 말했잖아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요. 그냥 석유 씨가 원하는 걸 다 해주고 싶을 뿐이에요.”
석유는 조용한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봤다.
“전 원래 혼자 있는 게 익숙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같이 있어도 사실 재미있는 사람 아니에요.”
석유는 솔직하게 말했다.
“나중에 후회하게 될까 봐 걱정돼요.”
명빈은 한 글자씩 힘주어 말했다.
“전 오늘 석유 씨 보내버리면 그게 더 평생 후회될 것 같아요.”
석유 눈빛이 크게 흔들리더니 당황한 얼굴로 명빈을 바라봤다.
바로 그때 초인종이 울렸고, 명빈은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자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
문밖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고 명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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