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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3화

희유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문화재를 훔치다 잡힌 남자 가족들이 또 찾아왔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경비원도 곁에 있었기에 크게 두려울 건 없다고 생각했다. 희유는 대답하고는 손에 들고 있던 도구를 내려놓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사무동 밖으로 나오자 거센 바람과 모래바람이 정면으로 몰아쳤다. 희유는 옷깃을 조금 더 끌어올린 뒤 경비원을 따라 자신을 찾는 사람 쪽으로 향했다. 잎 하나 남지 않은 포플러나무 아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거센 바람 속에서도 남자 모습은 소나무처럼 곧고 단단했고, 차갑고 날카로운 얼굴선은 깊고 선명했다. 단지 눈빛 하나만으로도 사람 마음을 이상하게 안심시키는 남자였다. 희유 걸음이 순간 멈췄다가 멍하니 그 남자를 바라봤다. 살을 에는 추위 속인데도 온몸 피가 심장 쪽으로 한꺼번에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광활한 하늘 아래, 핏빛 석양 속에 서 있는 그 사람의 빛을 머금은 검은 눈동자까지. 희유 꿈속에서 보던 모습과 완전히 똑같았다. 바람은 점점 더 거세졌고 모래가 눈 안으로 들어와 눈시울을 금세 젖게 했다. 남자는 곧 희유 쪽으로 걸어왔다. 그러다 희유 얼굴 위 상처를 보자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명우는 손을 들어 희유 얼굴을 조심스럽게 쓸면서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평소 명우 손은 늘 서늘하고 거칠었는데 지금 희유의 얼굴 위에 닿은 손바닥은 이상할 만큼 따뜻했다. 거센 바람도,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도, 모두 그 손끝 아래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희유는 목이 멘 듯 숨을 삼키고는 쉰 목소리로 불렀다. “명우 씨...” 명우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누가 괴롭혔어?” 명우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무슨 일 있었던 거야?” 하지만 희유는 결국 웃고 말았다. 그저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그러고는 작게 물었다. “근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 그러자 명우는 낮게 웃었다. “보러 왔지.” “설마 지나가다 들른 줄 알았어?” 희유 가슴은 또다시 시큰하고 따뜻해졌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온기가 차오르는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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