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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5화

희유는 전날 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거기에 차 안 따뜻한 히터 바람까지 얼굴 위로 부드럽게 쏟아졌다. 희유는 금세 잠에 빠져들었고 꿈꾸었다. 꿈속은 고옥을 유영선에게 건넨 다음 날이었다. 그곳에서는 유영선 자살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희유는 아침 일찍 주경안 선생님을 찾아갔다. 유영선이 고옥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장면이 바뀌었는데 사방에 문화재가 가득 놓여 있는 작업실 안이었다. 주경안 선생님은 사람 얼굴에 뱀 몸 형상의 고옥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희유를 본 주경안 선생님은 부드럽게 웃었다. “희유 씨, 이리 와요.” 희유는 천천히 주경 쪽으로 걸어갔다. 주경안 선생님은 손에 든 옥기를 보여주며 말했다. “유영선 씨가 이 유물 전달하고 갔어요. 희유 씨가 준 거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희유 앞으로 옥기를 내밀었다. “자세히 한번 봐요. 이거 맞죠?” 희유는 멍한 얼굴로 손을 뻗어 옥기를 받아 들었다. 그 순간, 옥 위에 새겨진 사람 얼굴이 살아 있는 피부처럼 부드럽고 탄력 있게 느껴졌다. 아이 얼굴은 죽은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수천 년 시간을 건너온 그 눈동자가 조용히 희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희유를 불렀다. “진희유.” 화들짝 놀란 희유는 손에 들고 있던 옥기를 떨어뜨릴 뻔했다. 희유가 다급히 뒤를 돌아는데 유영선이었다. 젖은 머리카락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얼굴은 푸르스름한 회색으로 죽은 사람처럼 질려 있었다. 그리고 텅 빈 눈빛으로 희유를 바라봤다. “그 옥기 내놔요.” 희유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유영선 선생님 거 아니에요.” “주경안 선생님께 드려야 해요.” 유영선 입가에 소름 끼치는 웃음이 번졌다. “주경안 선생님이 어디 있는데요?” 희유는 급히 뒤를 돌아봤다. 그런데 어느새 주경안 선생님은 베란다 쪽에 가 있었다. 남자는 기괴한 자세로 창문에 몸을 기대고 있었고 천천히 뒤돌아 희유를 바라봤다. 목소리는 멀리서 들려오는 것처럼 희미했다. “희유 씨. 아이 하나 잃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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