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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9화

나무문 위에는 검붉게 변색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마치 어떤 부적이나 인장 같은 것이 새겨져 있었던 듯했지만, 세월이 너무 오래 흘렀고 글자는 이미 부식되어 잘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나무문 자체도 심하게 썩어 있었다. 문을 가볍게 잡아당기자 그대로 부서져 바닥으로 흩어졌다. 순간 먼지와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날렸고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앞으로 다가가 안을 살펴봤다. 하지만 안쪽은 희유가 환상 속에서 보았던 거대한 묘실이 아니었다. 매우 좁은 공간이었고 성인 한 명조차 완전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명우는 손전등을 비추자 바닥에 항아리 하나가 보였다. 위아래는 좁고 가운데가 불룩한 평범한 거친 토기 항아리였다. 현대의 자기 항아리처럼 정교하거나 매끄럽지 않았다. 거친 토기의 틈새에는 이미 풍화되어 먼지가 된 오물 같은 것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이 항아리는 노예나 천민들이 용변을 처리할 때 사용하던 물건으로 보였다. 항아리 표면에는 두꺼운 먼지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수천 년이 지났는데도 항아리에서 풍기는 악취는 여전히 공기 속에 남아 있었다. 희유는 그 항아리를 뚫어지게 바라봤는데 어디선가 음산한 바람이 불어와 뼛속까지 스며드는 것 같이 등골이 서늘해졌다. ‘왜 이런 항아리를 여기에 숨겨 둔 걸까?’ 게다가 부적 같은 문양이 있는 문으로 봉인까지 해놓았다. 이 공간 역시 처음부터 이 항아리를 보관하기 위해 따로 파낸 것처럼 보였다. 희유는 손전등으로 이 공간과 주묘실 사이의 거리를 비춰봤다. 이상한 느낌은 점점 짙어졌고 희유는 무심코 입을 열었다. “열어봐요.” 명우는 손전등을 희유에게 건네고는 몸을 숙여 항아리를 꺼냈다. 무게를 가늠해 본 명우는 안에 무언가 들어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항아리를 꺼내자 형태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높이는 약 30센티미터 정도였고 항아리 입구는 삼베로 감싼 나무 마개로 막혀 있었다. 그 위에는 갑골 하나가 덮여 있었는데, 그 표면에는 알아볼 수 없는 부적 문양들이 그려져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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