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83화
명우는 낮게 웃음을 흘리고는 고개를 숙여 희유의 눈가에 입을 맞췄다.
따뜻한 입술의 감촉은 마치 낙인처럼 깊게 새기자 희유는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갈 거예요? 말 거예요? 오늘이 연휴 전 마지막 업무일이래요.”
“우리 빨리 가야 해요. 가는 길에 여러 가지 사야 할 것도 있고 시간이 진짜 없단 말이에요.”
“옷만 갈아입고 올게.”
명우의 차가운 얼굴에는 보기 드문 진중함이 어려 있었다.
“안 돼요.”
희유는 명우의 팔을 붙잡더니 반짝이는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웃었다.
“정장 안 입어도 돼요. 지금도 충분히 잘생겼어요. 더 꾸미고 가면 다른 사람들이 다 질투할걸요?”
그 말에 명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럼 서류만 챙길게. 바로 출발하자.”
집을 나서며 명우가 물었다.
“아버님이랑 어머님은 알고 계셔?”
희유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걱정 마요. 다 허락받았고 두 분 다 찬성이세요. 증인으로도 서주신대요.”
명우는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희유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섰다.
읍내에는 외지에서 일하던 젊은이들이 하나둘 돌아오고 있었고, 겨울 내내 조용했던 마을도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집집마다 등도 달고 여러 장식을 걸었으며 돼지와 양을 잡는 소리도 들려왔다.
또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많아졌다.
설 명절 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있었다.
희유는 차창 밖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오늘은 결혼하러 가는 날이었고, 그래서인지 유난히 마음이 들떠 있었다.
창밖의 모든 풍경이 새롭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앙상한 나뭇가지조차 세월이 남긴 따뜻함을 품고 있는 것만 같았다.
구청에 도착한 두 사람은 혼인신고 창구로 향하다가 희유가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고개를 돌려 명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결혼을 이렇게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예요?”
그러자 명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마음대로 결혼이라니? 난 조금도 가볍게 생각한 적 없어. 넌 오래전부터 내 배우자라고 생각했고.”
희유는 웃음을 터뜨렸다.
“말 돌리지 말고 무슨 뜻인지 알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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