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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3화

그날 밤. 명빈은 샤워하는 동안부터 이미 마음이 들떠 있었다. 하지만 욕실에서 나와 수건 하나만 두른 채 침대에 올라갔을 때는 석유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석유는 몸을 옆으로 웅크린 채 이불 속에 파묻혀 있었다. 술기운이 남아 얼굴은 아직도 붉게 물들어 있었고, 고른 숨소리를 내며 깊이 잠들어 있었다. 명빈은 몸을 숙여 석유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석유 씨.” 석유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잠을 방해하는 명빈이 귀찮다는 듯한 반응이었다. 이에 명빈은 웃음을 지었다. 결국 명빈은 석유를 차마 깨우지 못하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여자를 품에 안았다. 그렇게 참고 또 참다가, 어느새 자신도 잠이 들었다. ... 다음 날. 명빈은 볼일이 있어 집에 들렀다가 마침 바둑을 두고 돌아온 윤정겸과 마주쳤다. 윤정겸은 명빈을 붙잡고 물었다. “곧 연말인데 아직도 그렇게 바빠?” 그러자 명빈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보고 싶었다고 그냥 말씀하세요. 괜히 빙빙 돌려 말하지 마시고요.” 윤정겸은 코웃음을 쳤다. “누가 널 보고 싶다고 했어? 연말이니까 일을 너무 많이 잡지 말라는 거야. 시간 되면 석유도 집에 좀 데려오고.” 명빈은 예상했다는 듯 웃었다. “포기하세요. 석유 씨는 올해 아버지랑 연말 안 보낼 거예요. 집에 갈 거래요.” 윤정겸은 그 말을 듣자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미련이 남은 듯 다시 한번 물었다. “집에 간다고?” 그러고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가야지. 석유 아버지도 딸 보고 싶을 거 아니냐.” “석유도 강성에서 두 번이나 연말을 보냈으니 이제는 아버지랑도 보내야지.” 명빈은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윤정겸이 말했다. “너도 같이 성주로 가.” 명빈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됐어요. 형이랑 형수님도 올해는 안 오니까 제가 아버지랑 있을게요.” 윤정겸은 손을 내저었다. “안 그래도 돼. 늙은이 하나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난 너 안 봐도 돼, 집에 있으면 속만 썩지.” “성주 가면 석유 아버지도 만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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