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18화
설이 다가오자 대저택에는 온통 복조리나 여러 등을 달아놓아 명절 분위기로 가득했다.
명빈과 석유는 예쁜 등이 비추는 불빛 아래 나란히 서 있었다.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가 붉은빛 속에 함께 서 있는 모습은 더없이 잘 어울렸다.
윤정겸은 두 사람을 바라볼수록 마음이 흐뭇해졌다.
그 풍경이 너무도 경사스러워 보여 절로 미소가 번졌다.
두 사람을 배웅한 뒤에도 윤정겸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결국 옆집 오철훈을 찾아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깊은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제야 낮에 명빈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곱씹어 볼수록 뭔가 이상했다.
혹시 또 명빈한테 말려든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한편 석유는 집으로 돌아왔고, 명빈이 안으로 들어오기도 전에 몸을 돌려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은 돌아가서 아저씨랑 같이 있어요.”
그 말에 명빈은 문에 기대어 웃었다.
“올 때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다시 들어올 필요 없다고요. 오철훈 아저씨랑 바둑 둘 거니까 방해하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석유는 더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
설 연휴 전이라 그런지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 석유는 바빠졌고 명빈은 더더욱 바빠졌다.
특히 명빈은 여러 계열사와 항구까지 함께 관리하고 있어, 하루 24시간 중 겨우 4 시간 정도밖에 잠을 잘 수 없었다.
이런저런 결재들과 각종 회의, 그리고 끝없는 접대가 명빈의 하루를 모두 차지했다.
가끔은 회의가 새벽까지 이어졌고 곧바로 해외 거래처와 화상회의까지 해야 했다.
시차 때문에 밤새도록 일을 하는 날도 많았다.
회의가 끝나면 그대로 항구에서 잠을 잤고, 이틀 연속 강성 시내로 돌아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
겨우 짬이 생기기라도 하면 명빈은 석유에게 전화를 걸어 목소리라도 잠깐 듣고 싶었다.
하지만 전화를 걸 때마다 받는 사람은 석유가 아니라 비서였다.
석유는 늘 회의 중이었다.
밤이 깊어 겨우 시간이 생겼을 때는 석유가 잠들었을 거라 생각해 차마 전화를 걸지 못했다.
반대로 석유도 일이 끝난 뒤 명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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