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04화
갑작스러운 고백에 석유는 숨이 턱하고 막혔다.
[최대한 빨리 돌아갈게요.]
두 사람은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건넸다.
명빈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발코니로 나가 난간에 기대어 멀리 펼쳐진 산등성이를 바라봤다.
마당 곳곳에 켜진 작은 불빛들도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석유와 함께 이곳에서 보냈던 시간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곳만큼은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산도 그대로였고 마당도 그대로였다.
담장을 넘어설 만큼 크게 자란 녹나무 한 그루를 제외하면 세월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축축하고 차가운 밤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명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눈앞의 풍경은 마치 물속에 비친 달처럼 점점 흐려져 갔다.
...
다음 날 오후.
일이 거의 마무리되자 명빈은 강성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러다 문득 권명숙과 서문이 떠올랐다.
지난 몇 년 동안 석유는 고향에 갈 때마다 임성을 들러 서문을 만나고 왔다.
그리고 서문의 성적은 늘 상위권이고, 권명숙의 건강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해 주곤 했다.
이번에 여기까지 온 김에 명빈도 서문을 한 번 보고 싶었다.
‘키도 많이 컸을까? 이제는 제법 숙녀가 되었을까?’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 권씨 집을 찾아갔을 때,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마당도 몹시 황량해 보여 사람이 사는 집 같지 않았다.
마침 이웃 주민 한 사람이 지나가자 명빈은 다가가 권명숙이 집에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이웃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
“혹시 친척이세요? 할머니는 서문이 데리고 벌써 이사 가셨어요.”
명빈은 순간 멈칫했다.
“언제 이사 가셨나요?”
이웃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반년쯤 됐을 거예요.”
“어디로 가셨는지 아세요?”
명빈이 다시 물었다.
명빈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권명숙은 나이도 많았고, 서문도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이 작은 마을에서 생활도 안정되어 있었는데 왜 갑자기 이사를 갔을까?’
그러자 이웃은 고개를 저었다.
“어디로 갔는지는 몰라요. 서문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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