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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5화

“반년쯤 전이요. 제가 반년 전에 여기 출근했거든요? 그때 신하리 씨랑 며칠 같이 일하다가 그만뒀어요.” 직원은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 “남편이 꽤 돈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가방도 400만 원짜리를 사주더라고요.” 이처럼 작은 동네에서는 가방 하나에 400만 원을 쓰는 일은 엄청난 사치였다. 그래서 직원은 가방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였다. 눈빛에는 부러움이 가득했고 그만큼 기억도 선명했다. 명빈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고마워요.” 그러자 직원이 밝게 말했다. “혹시 연락처라도 교환하실래요? 소식 들으면 연락드릴게요.” “괜찮아요.” 명빈은 짧게 답한 뒤 몸을 돌려 편의점을 나왔다. 차에 올라타자 바깥보다 한층 어두운 빛이 차 안을 감쌌고, 명빈의 눈빛도 더욱 깊고 차가워졌다. ‘서문이랑 서문의 할머니는 이사를 갔고 편의점 직원도 다른 지역으로 시집을 갔어. 이 모든 일이 정말 우연일까?’ 명빈의 눈동자에는 싸늘한 기운이 스며들었다.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려다가 번호를 누르는 순간 손을 멈췄다. ‘지금 전화를 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내가 지금 석유 씨를 의심하고 있는 걸까?’ 하지만 석유의 성격이라면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믿기 때문에 더 철저히 확인해야 했다. 의문을 마음속에 쌓아 두었다가 결국 두 사람 사이에 틈이 생기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명빈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전화를 걸어 담담한 목소리로 지시했다. “권씨 집안 사람들 조사해요.” 명빈에게 있어서 권씨 집안을 조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서문은 이곳 초등학교를 다녔고, 학적 정보에는 부모의 모든 신상 정보가 기록되어 있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조사 결과가 보고됐다. 서문의 아버지 이름은 박신철이었고 현재 성주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즉, 서문과 권명숙도 지금은 모두 성주에 있다는 뜻이었다. ‘또 성주야.’ 명빈은 미간을 깊게 찌푸리고는 차갑게 말했다. “박신철의 수입도 조사하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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