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15화
희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대표님 같은 분과는 거래 안 해요. 사업은 사업이고, 사람을 모욕한 건 또 다른 문제예요. 지금 당장 휘연 씨한테 사과하세요.”
소란은 점점 커졌고, 직원들뿐 아니라 주변 손님들까지 하나둘 몰려들어 손병학을 향해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특히 여성 손님들은 자초지종을 들은 뒤 모두 휘연의 편을 들었다.
사방에서 사과하라는 목소리가 쏟아졌고, 순식간에 여론이 등을 돌리자 손병학도 더는 버티지 못했는지 그대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나 희현이 앞을 막아섰다.
“휘연 씨한테 사과하세요. 안 그러면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그때 휘연이 희현의 손을 붙잡고는 말렸다.
“됐어요. 그냥 보내세요. 괜히 일을 더 키우지 말아요.”
휘연은 씁쓸하게 웃었다.
“회사 사정도 안 좋은데 거래처랑 싸웠다는 소문까지 나면 사람들이 우리 사정은 모르고 우리가 협조를 안 한다고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휘연은 손병학을 돌아보고 말했다.
“대표님, 그냥 가보세요. 이번 일은 더 따지지 않을게요.”
손병학은 그 말을 듣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황급히 자리를 떴고, 희현은 휘연의 손을 꼭 잡았다.
“회사가 아무리 힘들어도 직원 자존심까지 팔면서 거래를 따낼 생각은 없어요.”
그 말에 휘연의 눈가가 붉어졌다.
“본부장님, 감사드려요.”
“뭘요, 난 휘연 씨 상사잖아요. 부하직원 지켜주는 건 당연한 일이고요.”
옆에 있던 다른 여자 손님이 휴지를 건네며 휘연을 위로했다.
“저런 인간 때문에 상처받지 마세요.”
분위기가 조금씩 가라앉자 구경하던 사람들도 하나둘 흩어졌다.
...
명빈은 어느새 술을 반쯤 비운 상태였다.
손목시계를 한 번 내려다보고 다시 술집 입구를 바라봤다.
희유가 아직도 오지 않는 것이 괜히 신경 쓰였다.
‘이 시간이면 차도 막히지 않을 텐데...’
명빈이 휴대폰을 꺼내 희유에게 전화하려던 순간, 은은하고 달콤한 향기가 스쳐 지나갔다.
곧 희현이 옆자리에 앉으며 웃었다.
“낯이 익다고 했는데 명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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