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26화
석유의 눈빛이 흔들렸다.
석유는 희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임희현 씨께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7일 밤에 명빈 씨를 챙겨줘서요.”
희현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표정을 곧바로 감추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다.
이에 희현은 본능적으로 불안한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봤다.
그 짧은 순간의 표정 하나만으로도 석유는 모든 것을 알아버렸다.
명빈의 표정도 순식간에 변하더니, 급히 손을 뻗어 석유를 붙잡으려 했다.
“석유 씨, 내 말 좀 들어봐요. 내가 다 설명할게요.”
석유는 재빨리 몸을 피했는데 명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더 이상 실망만 있는 게 아니라 노골적인 혐오도 서려 있었다.
곧 석유는 차갑게 말했다.
“정말 역겹네요.”
석유는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더니 눈빛에는 깊은 슬픔과 황량함이 깃들어 있었다.
“우리 여기까지 해요. 애초에 명빈 씨랑 제대로 사귀기 시작한 적도 없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끝은 분명하게 맺어야겠죠.”
“석유 씨.”
명빈은 당황한 얼굴로 곧바로 따라가 석유의 팔을 붙잡으려 했다.
“제발 내 말 좀 들어봐요. 난 정말 석유 씨를 배신한 적 없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고요.”
석유는 다시 한번 명빈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
표정은 싸늘했고 결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만지지 마요. 더 이상 붙잡지도 말고요. 명빈 씨까지 경멸하게 만들지 마요.”
명빈은 석유의 눈에 담긴 혐오를 마주한 순간 그대로 굳어 버렸다.
억울함이 치밀어 오른 명빈은 참았던 말을 쏟아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석유 씨도 알잖아요. 난 모든 의심을 감수하면서까지 석유 씨를 지켰어요.”
“본사에서 날 의심해도 석유 씨 집안일은 끝까지 숨겼다고요. 그런데 그런 건 하나도 안 보여요?”
“희현 씨랑 같이 있는 것만 봤다고 내가 석유 씨를 배신했다고 단정하고 헤어지자는 말부터 하는 거예요?”
“석유 씨, 그동안 내가 해온 모든 건 석유 씨한테 아무 의미도 없었던 거예요?”
석유는 가슴이 찢어질 듯한 눈빛으로 명빈을 바라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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