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30화
명우는 차갑게 네 글자를 내뱉었다.
[자업자득.]
명빈은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나도 사실 억울해요.”
[너희 일은 너희가 알아서 해결해. 자꾸 내 아내 화나게 하지 말고.]
명우가 경고하듯 말하자 명빈은 피식 웃었다.
“나도 형수님을 화나게 하고 싶진 않아요. 그러니까 형이 형수님 좀 말려줘요. 우리 일에 더는 관여하지 않게요.”
[희유가 석유 씨를 얼마나 아끼는지 몰라서 하는 말이야?]
명우가 되물었다.
명빈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오히려 석유가 희유를 더 각별하게 여긴다는 사실까지 잘 알고 있었다.
명빈은 가늘고 긴 눈매를 살짝 굴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오늘 저녁에는 형이 형수님 기분 좀 풀어줘요. 화병이라도 나면 안 되잖아요.”
[꺼져.]
명우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명빈은 어깨를 으쓱한 뒤 휴대전화를 커다란 책상 위로 던지고는, 의자를 빙글빙글 돌려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봤다.
장난기와 제멋대로인 기색이 밴 눈동자에는 옅은 짜증이 어려 있었다.
...
토요일, 희유는 석유와 함께 지엠에 웨딩드레스를 보러 가기로 했다.
마침 우한이 희유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두 사람이 웨딩드레스 숍에 간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찾아왔다.
만나자마자 희유는 우한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조심스럽게 부축하며 가볍게 타박했다.
“굳이 안 와도 되는데, 언니가 같이 가주기로 했어.”
임신한 탓인지 우한은 전보다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우한은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
“12주도 지났고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어. 의사 선생님도 많이 걸어도 된다고 했으니까 걱정하지 마. 괜찮아.”
우한은 고개를 돌려 석유를 발견하자 더욱 환하게 웃었다.
“언니, 명빈 씨와 그렇게 오랫동안 연애했으면 이제 결혼할 때도 되지 않았어요? 희유랑 같이 결혼식을 올리지 그래요?”
명우와 명빈은 친형제였고, 희유와 석유 역시 무슨 말이든 나누는 절친한 사이였다.
두 커플이 함께 결혼한다면 겹경사가 이루어지는 데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터였다.
희유의 얼굴에 떠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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