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57화
희유는 석유에게 오늘만큼은 가장 비싸고, 가장 맛있는 제대로 한 끼를 먹자고 했다.
사랑은 잃어도 괜찮지만, 식욕까지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예약해 둔 레스토랑으로 차를 몰고 갔고, 차를 막 세우자 한 남자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두 분, 죄송하지만 이 자리는 저희 아가씨 전용 주차 자리라서요. 잠시만 다른 곳으로 옮겨주시겠어요?”
희유가 미간을 찌푸렸다.
“먼저 온 사람이 주차하는 거 아닌가요? 여기 어디에도 표시가 없는데 어떻게 당신들 자리라는 거죠?”
기사가 말했다.
“이 자리는 정말 저희 아가씨 전용으로 지정된 주차 자리라서요.”
희유가 막 반박하려던 순간, 익숙한 모습 하나가 뒤쪽 차에서 내리며 물었다.
“기사님, 무슨 일이에요?”
희유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또 임희현이야? 어쩜 이렇게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걸까?’
희현이 걸어오자 기사는 방금 있었던 일을 설명해 주었다.
희현은 반쯤 내려간 차창 너머를 바라보다가 석유의 차가운 옆모습을 보고 조금 놀란 듯 말했다.
“어머, 하석유 부사장님? 정말 우연이네요.”
그러자 희유는 차갑게 비웃었다.
“가식도 정도껏 해야지.”
석유는 다시 안전벨트를 매고 다른 주차 자리를 찾으려 했다.
“다른 자리 찾으실 필요 없어요.”
희현이 두 걸음 다가오며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 이 주차 자리 때문에 석유 사장님께 실례를 저지른 적이 있었잖아요.”
“그 뒤로 아버지가 이 자리를 임대해서 저한테 선물해 주셨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정말 제 자리예요.”
석유는 희현의 말에 담긴 이중적인 의미를 모를 리 없었다.
그제야 석유는 이곳이 바로 처음 희현을 만났던 그 주차 자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일은 참 묘한 것 같았다.
언제나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과거와 다시 오버랩되는 게 마치 부메랑이 돌아오는 것 같으니 말이다.
그러자 희유가 차갑게 말했다.
“임희현 씨, 너무 의기양양해하지 마세요. 얻는 것도 잃는 것도 한순간이니까요.”
그러나 희현은 조금도 화내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저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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