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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2화

김하운은 평소 작은 골목 거리 같은 곳을 거의 찾지 않았다. 그날은 할아버지 부탁으로 19세기 I국 신고전주의 화집을 찾고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린당서점이라는 서점을 발견했고, 직접 차를 몰고 찾아왔다. 서점은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조명과 책장의 배치는 감각적이면서도 뭔가 깊이감이 느껴졌다. 왼편에는 둥근 아치형 통창이 있었고, 창가에는 원목 테이블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 꽃병에는 선명한 색의 거베라가 꽂혀 있었고, 창밖으로 쏟아지는 가을 햇살과 어우러져 서점 전체를 편안한 분위기로 물들이고 있었다. 서점 안에는 손님이 일고여덟 명 정도 있었는데 점장은 보이지 않았다. 김하운은 책장에 붙은 분류표를 따라 직접 책을 찾기 시작했다. 한참 책을 뒤적이던 순간, 등 뒤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김하운이 돌아보자 하린이 놀란 얼굴로 서 있었다. 이에 김하운도 순간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린은 긴 머리를 굵은 땋은 머리로 묶어 앞으로 늘어뜨리고 있었고, 연노란 니트 셔츠 차림에 품에는 책을 여러 권 안고 있었다. 또한 눈빛은 환한 기쁨으로 반짝였다. “정말 오빠였네요.” 김하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연이네요.” 하린이 환하게 웃었다. “우연은 아니에요. 이 서점, 제가 운영하거든요.” 그러자 김하운은 더욱 놀란 표정을 지었다. “책 사러 왔어요? 어떤 책 찾으세요? 제가 찾아드릴게요.” 하린은 안고 있던 책을 옆에 내려놓고 소매를 걷어 올렸고, 김하운은 찾고 있는 책 제목을 말했다. “알아요.” 하린의 눈빛이 생기 있게 빛났다. 곧 하린은 김하운을 지나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더니, 잠시 후 가장 높은 책장에서 김하운이 찾던 책을 꺼냈다. 크기도 크고 두께도 상당한 화집이라 김하운은 얼른 손을 뻗어 받아 들었다. 하린은 사다리를 내려오다가 마지막에서 두 번째 칸쯤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그러고는 손을 툭 털며 웃었다. “이 책은 위에 오래 올려놔서 먼지가 좀 쌓였어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깨끗하게 닦아드릴게요.” 그녀는 금세 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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